[르포] 총파업 둘째날 아주대병원 진료 원활…"연장되면 어쩌지" 우려도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총파업 기간이라고 해서 병원에 오기 전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평소랑 크게 다르진 않은 거 같네요."
전국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 이틀째인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의료원 내 각 진료과 대기석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띄엄띄엄 앉아있었다.
진료과마다 10~20명 안팎의 방문객들이 대기 중이었는데, 평소 평일 오후 대기 인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전 기준 이 병원에서는 총파업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전체 직원 3천500여명 중 300명가량의 노조원이 자리를 비웠으나, 진료는 큰 차질 없이 이뤄졌다.
로비 곳곳에 "아주대의료원지부 산별 총파업 2일 차", "환자 안전 지켜내고 실질 임금 쟁취하자"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는 점 외에는 평상시 풍경과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용인시에서 온 김모(66) 씨는 "2~3개월에 한 번씩 평일 오후에 병원 종양혈액내과와 간암센터를 찾아 외래 진료를 받는데, 오늘은 파업 기간인데도 이전처럼 예약된 시간에 맞춰 진료를 받았다"며 "로비에 몰려있는 인원도 평소랑 비슷해 곳곳에 현수막이 붙어 있는 걸 보고 파업이 진행 중이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내부에서 외래 접수를 돕던 병원 관계자는 "어제는 파업 첫날이라 그런지 외래 진료 환자들이 평소보다 10~20분가량 더 기다리기는 했다"며 "오늘은 거의 예약한 시간에 와서 진료를 받고 가시는 것으로 보이고, 내부 인파도 평상시랑 비슷하다"고 했다.
아주대의료원은 파업 전 환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관련 내용을 사전 공지했으며, 파업 기간 대체 인력 등을 투입하는 등 조처에 나선 상태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오늘 자리를 비운 300여명 중에는 원래 비번이거나 휴가를 낸 조합원들도 있어 평소와 근무 인원이 크게 달라진 수준은 아니다"라며 "전날부터 응급실을 통한 입원을 제한하고 있으나, 이 외에는 진료가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경기지역의 다른 병원들도 대체로 총파업으로 인해 현재까지 큰 의료 공백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림성심대병원 관계자도 "산하 병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으나, 현재까지 외래 진료 대기시간이 과잉적으로 길어진다거나 예정된 수술을 받지 못하는 등 혼선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파업 규모가 더 커지거나 장기화하게 돼 추후 진료에 불편을 겪게 될까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아주대의료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수원시민 조모(66) 씨는 "간암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파업 기간이 더 길어져 진료받기 어려워질까 불안하다"며 "실제 몇몇 병원은 수술 일정이 중단되기도 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더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노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서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시민들의 건강 및 생명과 연관된 사안인 만큼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조합원 2천여명은 이날 서울본부 조합원들과 광화문~대한문 일대에 모여 거점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관계자는 "보건의료노조는 오늘 오후 중으로 파업을 연장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추후 대응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다음 주까지 파업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의료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다.
노조는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 보건의료인력 확충 ▲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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