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유방암’ 세부 아형…재발률은 ‘이렇게’ 다르다 [연구]
유방암이 세부적인 아형(亞型‧분류)과 수술 후 시기에 따라 국소·구역 재발 양상이 다르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40세 이하 젊은 환자는 40세를 넘는 환자에 비해 아형에 따라 재발 양상의 차이가 더 크다는 점도 나타났다.
이한별‧천종호 서울대학교 의대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연구팀은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만6462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아형에 따른 재발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
유방암은 유전자 발현양상(Gene Expression Profiling)으로 아형이 다양하게 나눠지고,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재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수용체 유무를 기준으로 호르몬 음성 유방암(허투(HER2) 양성, 삼중음성)은 초기에 재발률이 높지만 2~3년 뒤 확연히 감소하는 반면, 호르몬 양성 유방암(호르몬 양성·HER2 음성,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일 경우엔 재발률은 낮지만 10년 이상 유지되는 양상을 보인다.
다만 이러한 재발 양상은 전신의 원격 전이까지 포함한 것으로, 유방 내 재발(국소재발) 혹은 림프절을 포함한 유방 근처 부위에 발생하는 재발(구역재발)의 양상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만6462명을 유방암 아형에 따라 구분한 후 ▲동측 유방 내 재발 ▲구역 재발 ▲반대 측 유방 내 재발로 다시 나눠 분류했다. 이후 약 73.7개월간 추적‧관찰한 후 재발률과 연간 발생 패턴을 분석했다.
전체 환자 가운데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61.2%인 1만75명이었으며 ▲허투 양성 유방암은 11.6%인 1908명 ▲삼중음성 유방암은 16.0%인 2633명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 유방암은 11.2%인 1846명이었다.
또 10년째 같은 쪽 유방 내 재발률은 4.1%였으며, 구역 재발률은 3.9%, 반대편 유방 재발률은 3.5%로 나타났다.
그 결과 동측 유방 내 재발률은 10년 동안 허투 양성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가장 높았고, 삼중음성→호르몬 양성+허투 양성→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 순으로 뒤따랐다.
특히 허투 양성 유방암과 삼중음성 유방암은 수술 후 1~3년째에 재발률이 높았다가 감소한 후 6~7년째에 다시 약간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10년간 비슷한 재발률을 보였다.
구역 재발의 경우 삼중음성→허투 양성→호르몬 양성·허투 양성→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 순으로 재발률이 높았다. 삼중음성 및 허투 양성 유방암은 수술 후 1~2년째에 아주 높은 구역 재발률을 보였다가 그 이후 급격히 감소했지만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큰 변화 없이 낮은 재발률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수술 후 5년 이후에는 유방암 아형 간에 구역 재발률의 차이는 없었다.
반대편 유방 내 재발률은 모든 아형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했으며, 삼중음성 유방암이 다른 아형에 비해 재발률이 높았다. 이는 반대편 유방암 재발을 더 많이 발생시키는 브라카(BRCA) 유전자가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투 양성 유방암과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재발률은 비슷했다.
다만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는 40세 초과 환자들보다 국소·구역 재발률이 더 높았고, 아형 간 치료후 시간에 따른 재발률의 변화폭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별 교수 “유방암 수술후 재발률을 걱정해 아형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6개월마다 빈번한 유방 추적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환자 나이와 유방암 병기와 분자 아형을 고려해 환자 맞춤형 추적관찰 원칙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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