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보낸 집속탄 받은 우크라, "민간인엔 절대 사용 않겠다"

박가영 기자 2023. 7. 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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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보낸 무차별 살상 무기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심스 준장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에겐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심스 준장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민간인 근처에서 집속탄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민간인이 아닌 러시아군을 상대로 전술적 환경에서 집속탄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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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탄으로 손상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의 한 표지판/로이터=뉴스1

미국이 보낸 무차별 살상 무기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인 더글라스 심스 중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심스 준장은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에겐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심스 준장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민간인 근처에서 집속탄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민간인이 아닌 러시아군을 상대로 전술적 환경에서 집속탄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남부 전선을 책임지고 있는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도 같은 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부터 집속탄을 막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집속탄은 매우 강력한 무기로 전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적도 우리가 이것을 가지면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집속탄 사용 가능성이 있는 지형 일부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러시아군 점령 지역이더라도 민간인 밀집 지역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 군 지도부가 신중히 사용 지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속탄은 한 개의 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간 무기다. 시한장치 등을 통해 모폭탄을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그 속에 들어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로도 불린다. 한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어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다.

집속탄의 불발률은 높게는 40% 달한다. 불발 상태로 남아 있다가 나중에 지뢰처럼 터져 극심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가공할 살상 능력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금지 여론이 높아졌고, 2008년 유엔 국제협약으로 CCM(집속탄 금지 협약)이 체결됐다. 각국 비준 절차를 거쳐 2010년 발효됐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등은 여기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집속탄 사용은 전쟁범죄로 간주할 수 있다. 국제인도법상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 위협이 되는 무기 사용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국제인도법은 무력 분쟁의 수단을 통제하기 위한 일종의 국제법 체계로, '전쟁법'으로도 불린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집속탄을 사용했다며 비난해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인 피해 우려로 당초 집속탄 제공에 부정적이었으나 지원 결정을 내리고 지난 7일 이를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투에서 하루 수천 발의 탄약을 소모하는 상황에서 집속탄을 이용, 더 적은 탄으로 더 많은 목표물을 파괴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5㎜ 포탄 생산량이 충분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만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상응하는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햐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집속탄이 민간인에게 끼칠 위험을 알기에 특별군사작전 중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집속탄 사용을 결정한다면 우리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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