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그냥 드시라" 아스파탐 '내분' 조짐

김주미 2023. 7. 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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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유해성을 두고 세계보건기구(WHO) 내 전문가 집단들이 내분처럼 비치는 행태를 보였다.

식품첨가물의 유해성 증거와 실제 위험 수위를 분석하는 JECFA는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됐지만 기존 권고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IARC가 인간에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려 언론이 많은 관심을 갖지만, 또 다른 전문가 집단인 JECFA는 동물이나 인간 실험에서 아스파탐이 부작용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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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유해성을 두고 세계보건기구(WHO) 내 전문가 집단들이 내분처럼 비치는 행태를 보였다.

한쪽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규정해 파문을 일으키자 다른 쪽에서는 증거가 없다며 기존 지침을 유지했다.

자율성이 일부 보장된 WHO 산하 기구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포함했다.

통상 2B군에는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물질이 들어가지만 어감 자체가 주는 경고성 메시지가 상당하다.

실제로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하려는 계획이 지난달 말 유출됐을 때 산업, 보건계는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아스파탐이 탄산음료, 술, 껌, 아이스크림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에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WHO의 다른 전문가 집단인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평가를 내렸다.

식품첨가물의 유해성 증거와 실제 위험 수위를 분석하는 JECFA는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됐지만 기존 권고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JECFA는 평균적인 사람들이 아스파탐이 함유된 다이어트 음료를 하루에 14캔까지 마셔도 안전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된 배경에는 이 물질의 섭취와 간암의 상관관계를 주장한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얼마나 섭취해야 해당 물질이 위험한지 고려하지 않는 IARC는 아스파탐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일부 연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무게를 뒀다.

반면 실제로 위험성을 규정하는 JECFA는 연구결과의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주목해 기존 위험성 경고를 바꾸지 않았다.

불협화음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WHO의 이 같은 행태에 일부 글로벌 보건의료 전문가는 냉소를 보내기도 한다.

영국의 통계학자인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IARC 보고가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ARC가 인간에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려 언론이 많은 관심을 갖지만, 또 다른 전문가 집단인 JECFA는 동물이나 인간 실험에서 아스파탐이 부작용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아스파탐이 편입된 2B군은 연구의 결함과 관계없이 발암성이 있다는 증거만 있다면 어떤 화학물질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전문가들이 아스파탐과 간암의 상관관계 주장이 있지만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체중 탓에 원래 암에 취약한 이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아스파탐을 넣은 음료를 마실 가능성이 더 크지 않겠느냐는 등의 반론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의 암 전문가인 폴 패로어 교수도 "아스파탐이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매우 약하다"며 "알로에 베라, 차나 커피에 있는 카페인산도 아스파탐과 함께 2B군에 있다"고 설명했다.

내분으로도 비치는 WHO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는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라는 촉구라는 의미에서 결국 같은 권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암연구소의 선임 건강정보 책임자인 클레어 나이트 박사는 더타임스에 "식품과 음료에 들어있는 아스파탐 때문에 암에 걸릴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트 박사는 "암의 위험을 줄이려면 전반적인 식습관이 개별적인 식품이나 성분보다 중요하다"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음식을 먹고 적색육, 가공육, 고지방, 설탕, 소금 섭취를 줄이라"고 제안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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