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일감 몰아주기로 한국카본 2대주주 된 오너 3세 조연호

박정엽 기자 2023. 7. 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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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오너가(家) 3세 조연호 한국카본 경영기획실장이 증여와 가족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지렛대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보냉재 등을 만드는 한국카본의 확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4일 조선기자재업계에 따르면, 1994년생 조연호 실장은 18세이던 2012년 9월 한국카본 주식 160만9565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70억원어치를 사모펀드로부터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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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오너가(家) 3세 조연호 한국카본 경영기획실장이 증여와 가족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지렛대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보냉재 등을 만드는 한국카본의 확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올해 5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조선기자재 업체의 2대 주주로 부상하는 과정이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조선기자재업계에 따르면, 1994년생 조연호 실장은 18세이던 2012년 9월 한국카본 주식 160만9565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70억원어치를 사모펀드로부터 사들였다. 당시 취득자금 조성경위는 ‘개인보유자금’이라고만 밝혔다. 이후 조 실장은 20세가 되던 2014년 8~10월 한국카본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지분 3.93%를 확보했다.

그래픽=정서희

조 실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카본 지분을 10.14%포인트(P) 더 늘리며 2대 주주의 위상을 굳히게 됐다. 조 실장이 지분 70%를 보유한 가족회사 한국신소재를 한국카본이 흡수합병하면서 한국신소재 주주들에게 합병신주를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소재는 한국카본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국신소재가 유리섬유 원사를 가공해 만드는 유리섬유 직물(GLASS FABRIC)은 한국카본의 캐시카우인 LNG선 보냉재에 필수적이다. 멤브레인(막)형 LNG선 화물창 설계기술을 독점한 프랑스 GTT사가 단열용 패널에 유리섬유를 반드시 넣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한국신소재 매출액의 약 49%가 LNG선 보냉재 분야에서 나왔다.

1986년 설립된 한국신소재는 2011년 계열분리 전까지는 그룹 모태인 한국화이바를 향한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한국카본을 향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한국신소재의 총 매출액 중 한국카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0.5%, 2013년 15.6%, 2014년 22.5%, 2015년 44.1%로 증가했다. LNG선 특수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58.9%까지 치솟았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50.7%, 44.8%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신소재는 매출과 이익이 급성장했다. 매출액은 2012년 128억원에서 2022년 760억원으로 494%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에서 114억원으로 47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5%로 한국카본(6.7%)보다 높다.

한국신소재는 합병 전에도 한국카본과 사실상 한 몸이었다. 현재 이명화 한국카본 공동대표가 한국신소재 대표직을 맡고 있고, 이 대표 전에는 조문수 회장이 직접 대표직을 맡았다. 한국신소재 공장과 한국카본 공장은 경남 밀양의 한 부지내에 있다. 전화번호도 공유한다. 지난 13일 오후 한국신소재 홈페이지에 등록된 IR자료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한국카본 영업팀으로 연결됐다.

조 실장은 12세였던 2006년에 처음으로 한국신소재 지분 55%를 확보했고, 18세가 되던 2012년에 지분율을 70%로 늘렸다. 조문수 회장은 2005년까지 한국신소재 지분 90%를 갖고 있었지만, 2012년부터 한국신소재 지분이 전무하다. 조 회장이 조 실장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실장은 이 같은 지분 변화를 바탕으로 지난달 1일 29세의 나이로 임원으로 승진해 한국카본의 전무가 됐다.

한국카본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유리섬유 및 탄소섬유 제조 산업에서 가치사슬을 통합하고 전문성을 증대시키며, LNG 수송용 단열재의 핵심 자재도 내부화해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라면서 “유리섬유와 신소재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방산·우주·전기차 부품 산업 등에 진출해 매출·영업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연호 실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해석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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