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모텔 예약 찾아내 친모 아기 살해 혐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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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계속 울어서, 아이를 침대 위에 뒤집어 놓았어요."
광주 경찰이 증거가 남아있지 않은 5년여 전 출생 미신고 아동 사망 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해 친모의 아기 살해 사실을 밝혀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A씨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오래전 발생한 사건이라 증거도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진술과 다른 정황이 드러나 추궁 끝에 딸 살해 사실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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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아이가 계속 울어서, 아이를 침대 위에 뒤집어 놓았어요."
광주 경찰이 증거가 남아있지 않은 5년여 전 출생 미신고 아동 사망 사건을 끈질기게 수사해 친모의 아기 살해 사실을 밝혀냈다.
A(30대)씨는 2018년 4월 초 병원에서 딸을 낳았다.
미혼모였던 그는 병원 퇴원 후 딸이 숨지자,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주변 쓰레기 수거함에 버리고 범행 사실을 5년여간 숨기고 살았다.
그러다 최근 출산한 이력은 있으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2천236건이 확인돼 지자체와 경찰이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A씨의 범행도 드러났다.
지자체 전수조사 전화를 받았던 A씨는 처음에는 "친정아버지에게 아이를 맡겼다"고 거짓말로 둘러댔다가 지난 6일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딸을 출산하고 돌아와 혼자 양육하는 상황이 힘들어 아이를 홀로 방치하고 외출했다"고 진술했다.
3시간 동안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딸이 얼굴에 겉싸개를 뒤집어쓰고 숨져있었고, 아이의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일선 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A씨를 조사한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A씨를 믿지 못했지만, 여러 차례 반복 조사에도 A씨는 일관되게 같은 진술을 반복했다.
사건 발생 5년이나 지나 A씨의 진술을 반박할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그를 계속 추궁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A씨는 자신이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아동학대 치사와 시체 유기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받아 구속됐다.
광주 경찰은 이대로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로 보낼 수 있었지만,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실낱같은 증거를 찾아 나섰다.
A씨의 오래전 카드 결제 이력을 뒤지고, 택시 탑승 이력 찾다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는 병원에서 딸을 낳은 뒤 퇴원 후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으나, 당시 스마트폰 앱으로 모텔을 예약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 한 번 A씨의 거짓말이 드러난 셈이지만, A씨는 이런저런 변명으로 진술을 번복하며 여전히 범행의 전모를 털어놓지 않았다.
그러다 1차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고 나온 A씨는 경찰 면담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그동안 숨겨온 범행을 하나둘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출산 후 퇴원해 집으로 가지 않고 모텔로 향했다.
가족에게 출산 사실을 숨겼고 미리 육아 준비를 하지 않아 무작정 숙박업소로 간 것이다.
모텔에서 계속 우는 아이를 달래도 보고 젖도 물려봤지만, 아기가 울음을 멈추지 않자 심적으로 크게 부담을 느낀 A씨는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 딸을 일부러 침대 위에 엎어 놓았다.
결국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아기는 숨졌고, A씨는 숨진 딸을 봉투에 담아 집안 냉동고에 2~3주간 보관하다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주변 쓰레기통에 유기했다.
경찰은 A씨가 딸을 고의로 살해한 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기존 아동학대 치사 혐의 대신 살인 혐의로 그를 이날 검찰로 송치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A씨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오래전 발생한 사건이라 증거도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진술과 다른 정황이 드러나 추궁 끝에 딸 살해 사실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시신은 다른 쓰레기와 함께 유기됐고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행방을 찾기 어려워 안타깝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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