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SEC와 소송 일부 승소…"대중 판매 땐 증권 아냐"

대중 상대 판매에 대해선 "증권법 위반 아냐"
다만 기관 대상 판매는 연방증권법 위반 결정
SEC와 증권성 여부 다투는 소송들에 영향 줄듯

[서울=뉴시스]리플 발행사 리플랩스가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를 다투는 내용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13일(현지시간) 일부 승소했다. 사진은 리플 로고. (사진=리플) 2023.07.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가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를 다투는 내용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13일(현지시간) 일부 승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리플랩스가 일반 대중들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그간 증권성 논란을 빚었던 리플에 대해 증권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으로 봤다.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기관투자자들은 리플 판매로 리플랩스가 받은 자본이 리플 생태계 개선을 위해 사용돼 리플의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상했다"고 봤다. 반면 거래소를 이용한 일반 투자자들은 판매자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동일한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WSJ는 이번 결정이 SEC와 싸우고 있는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SEC는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도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SEC는 가상자산을 별도의 디지털 화폐가 아닌 기존 '증권'으로 간주해 주식과 같이 규제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마크 파겔 SEC 전 국장은 "만약 다른 법원들이 이번 논리를 따른다면, 이것은 SEC의 주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플랩스 측은 수년간 SEC에 저항해 온 암호화폐 업계의 큰 승리라며 환영했다.

업계도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설립자 카메론 윙클보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SEC를 전통 금융으로 강등시키는 분수령"이라고 언급했다. 코인베이스글로벌은 판결 이후 리플 거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SEC의 소송이 제기된 이후 2021년 리플 거래를 중단했다.

SEC 측은 법원이 SEC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한 것에 대해 기쁘다고 밝혔다. SEC는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EC는 지난 2020년 12월 리플을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으로 간주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랩스 측은 리플에 대해 증권이 아닌 '상품'이라며 맞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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