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는 자위권" vs 韓 "터무니없는 선전선동"

김태훈 2023. 7. 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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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려 시도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대북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하고자 13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열었다.

그는 'ICBM 발사가 이웃나라에 해가 안 된다'는 북한 주장을 반박하며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북한)이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을 퍼뜨릴 기회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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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년 만에 유엔 안보리에서 대면 충돌
北 "美가 韓에 핵무기 다시 배치하려 해"
韓 "北, 일주일에 1번씩 안보리 결의 위반"

“미국이 한국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려 시도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의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이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놓고 남북이 유엔 안보리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국은 2024년 1월부터 비상임이사국 자격으로 안보리에 직접 합류한다. 북한 대표가 안보리 회의에 출석해 발언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에 처음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대북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하고자 13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이 회의를 소집했고 미국, 프랑스, 일본 등도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앞)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북한을 대표해 참석한 김성 주(駐)유엔 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는 유엔헌장에 명시된 주권국가의 자위권 행사”라며 “이웃나라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이어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한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해 “유엔헌장에 위반되는 모순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한·미 간에 협핵의그룹(NCG)을 창설하도록 명시한 워싱턴 선언과 올해 들어 실시된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 미 해군 핵잠수함과 공군 전략폭격기의 한국 전개 등을 일일이 나열했다. 그러면서 “핵 자산 전개를 포함한 이런 행위들은 지역 정세를 핵전쟁의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미국이 한국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얼토당토 않는 거짓말까지 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ICBM 발사가 이웃나라에 해가 안 된다’는 북한 주장을 반박하며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북한)이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을 퍼뜨릴 기회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수시로 일삼는 북한이 제재 주체인 안보리 회의에 출석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만 늘어놓는 딱한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황 대사는 “북한의 잦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2022년부터 북한이 90기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부권을 쥔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 비핵화 의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지보다 강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북한 핵개발과 인권 침해를 “동전의 양면”에 비유한 황 대사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공식 회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앞)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예상대로 중국·러시아의 북한 두둔에 가로막혀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미국을 대표해 참석한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유엔 차석대사 대리는 중국·러시아를 겨냥해 “2개 이사국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고 일갈한 뒤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 이사국들의 단합을 주문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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