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봉투에 6일 된 아이 유기한 친모…‘아기 엎어놨다’ 살해 자백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와 관련해 영아학대치사와 시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30대 친모 A씨가 8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30대 친모가 5년여 전 생후 6일 된 딸을 방치했다가 숨지자 종량제 봉투에 유기한 사건은 사실 친모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모가 기존 “아이를 홀로 놓고 외출했다”는 진술을 번복하고 “고의로 아이를 엎어 놓아 숨지게 했다”는 자백을 해 살인죄로 혐의가 변경됐다.

14일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14일 딸을 살해한 후 유기(살인·시체유기 등)한 혐의로 A(30대)씨를 구속했다.

A씨는 2018년 4월 광주의 한 모텔에서 생후 6일된 딸을 살해한 후,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되고, 자신의 출산 이력을 묻는 지자체의 확인 전화에 압박받은 A씨는 지난 6일 자수했다.

미혼모였던 A씨는 자수 이후부터 구속될 때까지 줄곧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게 힘들어 3시간가량 외출하고 돌아오니, 아이가 숨져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렸다”고 진술했다.

A씨 구속 이후 보강수사를 진행하던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을 수상히 여기고 사건 정황을 재차 추궁한 끝에 아이를 고의로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병원 출산 후 퇴원해 집으로 갔다는 기존 진술과 달리 A씨는 퇴원 후 모텔에 투숙했고, 아이가 계속 울자 심적으로 감당이 안 돼 몸을 가눌 수 없는 신생아인 딸을 고의로 뒤집어 놓았다고 밝혔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A씨는 아이의 시신을 냉장고에 2-3주간 보관한 뒤 종량제봉투에 담아 집 주변 쓰레기통에 버렸다.

경찰은 “아이가 사망에 이를 것이 예상됐음에도 고의로 뒤집어 놓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기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다”며 “유기된 아이의 시신은 오랜 시간이 지나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