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산책하기 별로”…변덕 심한 날씨에 기상 앱 인기

홍다영 기자 2023. 7. 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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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동 경로 보여주고
각종 야외활동 가능 여부까지 세분화
체코·노르웨이 등 해외 앱도 인기몰이
체코 날씨 앱 윈디. /윈디 캡처

지난달 시작한 장마가 14일로 20일간 이어지면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외 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덕이 심한 기상 상황을 미리 예측해야 휴가철을 맞아 여행, 운동 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엔 집중호우가 시작하고 끝나는 시각에 맞춰 알림을 보내거나 태풍 이동 경로를 보여주고, 애견 산책·골프 활동 등이 가능한지 여부까지 세분화해서 알려주는 앱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기업 ‘티니어’가 2017년 출시한 날씨 앱 ‘첫화면날씨’는 스마트폰을 켜자마자 첫 화면에서 온도, 강수, 습도, 바람 세기, 미세먼지 농도, 호우주의보 등 기상 특보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보여준다. 지역을 설정하면 비가 내리기 전 강수량 알림을 보내주고, ‘35분 후 비가 그칠 예정’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가 외출을 준비할 때 잊지 않고 우산을 챙기도록 만들었다는 게 티니어 측 설명이다.

기온별 옷차림 정보도 제공한다. 이날 오전 10시 이 앱은 서울의 온도는 25도이며 체감 온도는 26도라고 설명하고, ‘비 때문에 양말과 신발이 젖을 수 있어요’ ‘빗물이 튈 수 있으니 흰색 바지와 신발은 피해요’ 등의 문구와 함께 반팔·반바지·우산 등을 추천했다. 첫화면날씨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5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날씨 앱 날씨날씨. /날씨날씨 캡처

국내 스타트업 ‘라이프오버플로우’가 2019년 출시한 날씨 앱 ‘날씨날씨’는 세계 각국의 15일치 날씨 정보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한다. 눈·비 알림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데, 강수량 2㎜, 바람 초속 4m 등을 ‘약한 비’, ‘약한 바람’처럼 이해하기 쉬운 문구로 설명한다.

날씨날씨는 동네마다 애견 산책, 골프, 테니스, 등산 등이 가능한지 여부를 별로·좋음·최고 좋음 등의 단계로 알려준다. 캠핑, 해수욕장, 계곡 등의 날씨를 볼 수 있는 테마 지도도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등 여행지를 선택하면 온도, 강수, 바람, 자외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해외 날씨 앱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체코의 ‘이보 루카코비치’가 2014년 개발한 날씨 웹 ‘윈디’는 10일치 세계 날씨 예보를 제공한다. 온도, 습도, 강수량, 기압, 일출·일몰 시간, 바람, 파도, 허리케인 등을 예측해 조종사, 선원, 어부, 패러글라이더, 스카이다이버, 서퍼 등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윈디 측 설명이다.

노르웨이 날씨 앱 ‘YR’은 2020년 8월 15일 서울 성동구 날씨를 기상청보다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았다. 당시 기상청은 성동구에 새벽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가 100~128㎜ 온다고 예보했고 YR은 오전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5㎜의 비가 내린다고 예측했다. 실제 성동구에는 7.5㎜의 비가 내렸다. YR은 노르웨이 기상청과 공영방송 NRK가 지난 2007년 공동 개발한 앱으로, 세계 일기 예보를 1시간 단위로 제공한다. 강수 확률 뿐만 아니라 자외선 수치, 대기 오염, 꽃가루 확산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윈디와 YR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각각 다운로드 1000만건, 5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플레이스토어에는 두 앱에 대해 “국내 기상청보다 정확한 것 같다”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 “선박 운행을 앞두고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 “천체 사진 촬영이 취미라 날씨에 민감한데 도움된다” 등의 후기가 남겨져 있다.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13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남성사계시장은 지난해 8월 폭우로 시장 점포 60여곳이 피해를 입었었다. /뉴스1

국내 날씨 앱은 주로 한국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정보를 제공한다. 기상청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780여억원을 들여 만든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모델(UM)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날씨 정보를 3㎞ 간격으로 생산해 국지적인 집중 호우에 유리하다. 윈디와 YR 등은 유럽 34개국이 만든 기상 예보 모델인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자료를 활용한다.

기상청 측은 “현재 영국 모델과 병행해 날씨를 예보하고 있지만 차츰 한국형 모델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민간 기상업체 관계자는 “기상청 예보 뿐만 아니라 골프, 스키, 낚시 등 주제별로 다양한 날씨 정보를 종합해서 사용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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