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2’PD “기안84에게 ‘강물 드세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2023. 7. 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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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현지 친화력은 타의추종 불허”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BC 일요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가 침체된 지상파 예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1은 중남미 여행이고, 시즌2는 인도다. 시즌3 제작도 확정돼 연내로 방송하기로 하고 기획중이다. 8편으로 구성된 시즌2 인도편은 반응이 좋아 10편으로 늘렸다. 시청률도 안정된 5%대를 유지하고 있다.

‘태계일주2’는 시청률 뿐 아니라 출연자의 화제성도 주목받고 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공개한 지난 6월 4주차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안84와 덱스는 각각 2위, 7위에 올랐다. 올해 MBC연예대상은 벌써부터 기안84에게 돌아가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태계일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안84와 동료의 무계획 현지 밀착 여행 예능이다. 기안84라는 사람을 가장 잘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메인 PD로서 첫 연출작으로 대성공을 거둔 김지우 PD를 만났다.

“연예대상설은 감사한 일인데 조심스럽다. 받으면 너무 좋지만 혹시 안되면 이상해질 수 있다. 그래서 언급을 안하려고 한다. 간혹 치킨 먹으면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 TV를 보기도 하는데, 기안84도 자신이 나온 부분을 보면서 웃으며 즐거워하더라.”

‘태계일주2’는 지상파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젊은 시청층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최근 신촌에서 놀다가 만난 젊은 사람들이 요즘 가장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태계일주2’라고 해 놀랐다”면서 “출연자들이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다른 삶을 살아보려고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리조트 같은 좋은 숙소와 공간에서 편하게 즐기면서 쉬는 여행도 있지만, 저희처럼 가기 힘든 낯선 곳에서 고생도 좀 해가며 현지인들의 삶에 녹아드는 ‘태계일주’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이어 “패널들의 컨셉도 딱딱한 스튜디오가 아니라, 여행 갔다온 친구가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컨셉, 여행 후일담을 듣는 편안한 분위기를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태계일주’의 최고 공로자는 역시 기안84다. 초현지밀착형 콘텐츠로 만든 사람이 기안84이기 때문이다. 그의 현지 친화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인도편을 조금만 보다보면 기안84가 인도의 그 동네 사람처럼 보인다.

“한국에서도 바닥에서 편하게 밥먹는 것 좋아하시고, 인도에서도 현지인처럼 자리에 편하게 앉는다. 인도인들이 누워있으면 자신도 편하게 눕는데, 이질감 없이 큰 친화력으로 다가간다. 기안84가 MBTI는 내향적인 면이 있었지만 인도 여행에서 이렇게 스스럼 없이 현지인에게 스며들지는 나도 몰랐다.”

그러면서도 김지우 PD는 “기안84가 너무 재밌고, 신기하다. 일상에서도 재밌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깊게 보인다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인도편은 기안84와 군인 출신의 야생성 강한 미남 유튜버 ‘덱스’가 함께 한다. 제작진은 여행의 출발과 끝지점만 정해줄 정도로 개입을 하지 않는다.

“출연진을 신뢰한다. 제작진은 여행 계획이 세워지면 밤에 안전 문제가 없는지 등을 챙긴다. 처음과 끝은 정해져 있고, 그 사이를 출연진이 채우는 그런 그림이다. 인도라는 여행지 결정도 기안84의 의견을 존중한 거다. 가장 가보고싶은 곳이 인도라며 버킷리스트에 저장돼 있다. 야간기차안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다. 갠지즈강에 가서 기안84에게 강물 먹으세요 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본인이 현지인의 삶의 방식을 나눠 하나가 되려는 모습이 나오니까(카메라에 담긴 거다.)”

덱스가 여행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또한 화제다. 인도의 젊은 사람들이 스스럼 없이 덱스에게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구하고 있다.

“덱스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어디를 가나 알아보는 분들이 있다. ‘솔로지옥’ 때문도 있다. 또 인도 사람들이 ‘인싸’들이 많아 항상 우리에게 다가와, 질문하곤 했다.”

이렇게 답하는 김 PD에게 기자는 “잘 생긴 사람에게 접근하는 건 전세계공통 문화일 것”라고 말했다.

김 PD는 빠니보틀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우리 여행 크리에이터계에서 유명한 빠니보틀님이 우리 프로그램에 오신 게 고맙고, 역할도 잘해주신다. 하기 힘든 여행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빠니보틀을 소개하면 인도분들이 놀란다. 우리로 치면 외국인 이름이 ‘물병’인 것 아닌가.”

‘태계일주2’는 인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내 인도인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이 유튜브 영상에 힌두어나 다른 언어로 댓글을 다는 등 뜨거운 열기를 반영한다.

“인도 하면 배낭여행이 힘든 곳 등 약간 편견이 있다. 인도는 다양성의 끝판왕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역사와 전통, 뉴델리는 현재와 미래, 히말라야는 시간이 멈춘 곳 등. 인도를 있는 그대로, 다양한 부분을 골고루 느끼면서 담으려고 했다.”

‘태계일주2’는 유튜브상에서도 인기다.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는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 유튜브가 됐다.

“유튜브에는 짧고 강력한 콘텐츠가 있고, 넷플릭스 등 OTT에는 대작 콘텐츠가 있다. 그 사이에 있는 ‘세계일주 베이스캠프’는 방송에서 못봤던 장면, 사전만남, 여행에 관한 것 등에 관한 동영상들을 올리는데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김지우 PD는 “아직 시즌2가 5회 더 남았다. 3인 완전체 여행의 본격 시작이다. 세 명이 인도를 즐기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태계일주’는 힘든 걸 보여주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움과 다양성을 더 중시한다. 생고생, 빡셈을 원하는 게 아니라 못해본 걸 체험하게 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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