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직업 비공개 부탁”…끝까지 겸손, 6호선 토사물 닦은 청년 찾았다

서울지하철 6호선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의 토사물을 묵묵히 치우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청년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수소문 끝에 해당 청년 김모씨를 찾아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다만 김씨는 자신의 이름이나 작업 등은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서울교통공사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일 늦은 밤 지하철 의자에 더럽게 묻은 남의 토사물을 묵묵히 닦는 청년이 포착돼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300만회가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곳에 있던 모든 승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을 때 이 청년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잔잔한 울림을 줬다.

이 영상은 당일 오후 11시20분께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촬영된 것으로 당시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시민 A씨가 청년의 모습을 보고 감동해 SNS에 올린 것이다.

공개된 영상 속 청년은 다른 승객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의자에 묻은 오물을 가지고 있던 휴지를 이용해 말끔하게 닦아내고 있다. 의자 위에는 이미 닦은 휴지들이 쌓여 있다.

청년의 감동적인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이 청년은 자신이 수습한 자리에 다른 승객들이 앉으려고 하자 친절하게 토사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다른 자리로 안내했다고 한다. 이후 목적지인 합정역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단다.

“손을 닦으라”며 청년에게 물티슈를 건넸다는 A씨는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에 정말 가슴 따뜻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그 청년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왠지 이 청년의 앞날은 반짝반짝 빛이 날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모가 자식을 잘 키웠네” “감동스러운 영상이다” “분명 잘 될 것이다” “가정교육을 정말 잘 받았다” “대견스럽다” 등 칭찬 일색이었다.

교통공사는 “김씨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수소문에 나섰고, 어렵게 김씨의 지인과 연락이 닿았다”며 “김씨의 지인은 김씨에 대해 ‘평상시에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청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감사장을 받고 “좋은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책임감과 양심이라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을 했다”며 “단지 가방에 물티슈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치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