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유엔대사, 뉴욕서 北ICBM 도발 놓고 가시돋친 입씨름
北 “ICBM 이웃국가에 영향 없어”
南 “어떻게 ICBM이 안전한가”
北 “주권국가의 자위권 행사”
南 “北, 유엔 결의 매주 위반”
북측 김성 대사는 지난 4월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과 잇따른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거론하며 “주권국가의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북측 유엔대사가 안보리 회의장에서 발언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그는 자위권이 유엔 헌장에 명시된 권리임을 지적하며 미국과 유럽이 북한을 겨냥해 안보리를 소집한 것에 대해 “유엔 헌장에 위반되는 모순적인 행동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 대사는 “(ICBM 시험발사가) 이웃 국가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도 강변했다.
이에 남측 황준국 대사는 “어떻게 이웃들이 ICBM 발사를 안전하게 여길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받아쳤다. 황 대사는 “안보리 권위를 전면 배격하는 한 회원국이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을 퍼뜨릴 기회를 얻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황 대사는 북한이 작년 이후 탄도미사일을 90발 이상 발사한 사실을 들며 “1주일에 한 번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보리가 거의 매달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꼬집었다.
황 대사는 “단합된, 한 목소리의 규탄과 국제제재만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면서 일부 국가의 ‘제재 구멍’도 거론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비호하며 대북제재에도 소홀한 점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그는 북한의 핵문제는 물론 인권 침해에 대한 안보리 공식회의도 열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외교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및 자금조달에 관여한 개인 4명과 기관 3곳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재대상에 추가된 인물 가운데에서는 북한군을 총괄하는 정 총정치국장과 노동당 핵심조직인 선전선동부의 전직 수장인 박광호가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들이 북한의 전·현직 고위관리로서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했거나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상업활동에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에 △칠성무역회사 △조선백호무역회사 △콩고 아콘드(Congo Aconde) SARL 등 북측 기업 3곳과 관련 종사자인 박화송, 황길수도 제제리스트에 등재했다. 이들 기업과 인물들은 지난 3월 북한의 ICBM ‘화성-15형’ 무력시위 이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조선백호무역회사는 북한 인민무력성(한국의 국방부 격) 하위조직으로 1980년대부터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대형 조형물 건립과 건설 노동자 송출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되낟.
정부와 국제사회는 콩고 아콘드 SARL이 조선백호무역회사의 콩고민주공화국 내 위장회사로 판단하고 있다. 북측의 조형물 수출과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됐다.
외교부는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면서 “앞으로도 북한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윤석열 정부 들어 10번째 대북 독자제재다. 이로써 작년 10월 이후 정부가 지정한 대북 독자제재 대상은 개인 49명과 기관 50개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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