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수입국’ 중국…15년 만에 1위 자리 내주나

방성훈 2023. 7. 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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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이 올해 상반기엔 1위 자리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4일 미국 상무부의 올해 1~5월 무역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미국은 이 기간 동안 중국으로부터 1690억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대신한 미국의 최대 수입국은 멕시코다.

올해 연말까지 현 추세가 지속되면 중국은 15년 만에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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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5월 中수입액 멕시코·캐나다 보다 적어
中, 美수입 점유율 3위로 밀려…아세안이 中 대체
트럼프 고율관세 이어 바이든 디커플링 추진 영향
연말까지 지속시 15년만에 최대 수입국 지위 잃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오랜 기간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이 올해 상반기엔 1위 자리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첫 5개월 동안 멕시코에 최대 수입국 타이틀을 내줬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부터 지속된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미국이 최근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장쑤성의 항구 모습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4일 미국 상무부의 올해 1~5월 무역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미국은 이 기간 동안 중국으로부터 1690억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5% 줄어든 규모다. 미국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3.3%포인트 하락한 13.4%로, 19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일용품과 전자제품 등 광범위한 품목에서 중국산 제품 수입이 줄었으며, 특히 반도체 수입액은 반토막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을 대신한 미국의 최대 수입국은 멕시코다. 올해 1~5월 미국의 대(對)멕시코 수입액은 195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액 역시 1760억달러로 중국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 상반기 미국의 수입 상대국 순위에서 3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중국을 대신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대신에 대미 수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5월 아세안의 대미 수출액은 1240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년 전과 비교해 두 배로 확대했다.

중국은 2009년 캐나다를 제치고 대미 수출 1위 자리를 꿰찼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 제조업이 높은 비용으로 경쟁력을 잃었을 때 저가 제품을 공격적으로 수출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5년 전보다 3.8배 증가했고, 총 수출도 2.5배 늘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행정부가 37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대미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2018년 20% 안팎까지 커졌지만, 관세 부과 이후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선 고율 관세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경제안보를 이유로 첨단 반도체 및 통신기기와 관련해 디커플링까지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미 정치권에선 우호국과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이 초당적 지지를 얻어 진행되고 있으며, 애플 등 미 기업들 역시 이에 동조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추세다. 디커플링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적 고통도 상당하지만 미 정부는 대중 의존에 따른 리스크를 낮추려면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은 더욱 위축됐고 최대 수입국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연말까지 현 추세가 지속되면 중국은 15년 만에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잃게 된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저렴한 (중국산) 상품이 흘러들어 우리를 취약하게 했다”며 “거액의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은 중국 제품이 미국 제조업을 쇠퇴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역시 미국을 대체해 아세안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7% 줄었든 반면, 대아세안 수출은 2% 증가했다. 이로써 아세안은 중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 됐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고 동남아시아에서 가공한 뒤 우회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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