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증권 아니다" 승소... 국내 가상자산 업계 "크립토 윈터 끝나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암호화폐 리플(XRP)을 발행하는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리플이 폭등한 14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3.7.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 승소 소식에 국내 가상자산 업계도 들뜬 분위기다. 알트코인 증권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국면에 접어들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왔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지방법원은 리플 소송과 관련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리플은 증권이 아니다'라는 약식 판결을 내렸다. 아날리사 토레스 담당 판사는 "리플은 증권이 아니다"고 약식 판결했다.

앞서 2020년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고 주장하고 리플랩스에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0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가 증권법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했다"며 "알트코인에 대한 증권성 우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크립토 윈터의 끝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 이외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신청, 7월 추가 금리 인상 기조 마무리 등 최근 글로벌 전반적인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가상자산 관련 1단계 법안으로 분류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통과됐고 STO(토큰 증권발행) 법제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도 "개별 코인마다 사례가 다르긴 하지만 리플 말고 SEC가 증권으로 주장한 솔라나, 폴리곤, 에이다 등에 대한 증권성 우려도 불안감을 떨치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계는 이번 판결을 통해 그간 멈췄던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가격 급등이 아니더라도 점진적인 가격 우상향이 예상된다"며 "중간에 안 좋은 이슈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존 금융기관들의 투자 재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서도 자금 예치 관련 서비스들의 크고 작은 사건 때문에 바닥을 치고 있는데 희망을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플 판결 소식에 리플 가격은 폭등했다. 리플은 한 때 96% 폭등한 93센트를 기록했다. 오후 12시 14분 현재 리플은 24시간 전보다 62.32% 상승한 77센트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비트코인도 상승세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75% 상승한 3만146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번 판결 영향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SEC가 일반투자자에 대한 판결에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EC가 리플을 비롯한 여러 가상자산에 증권법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는 만큼 항소할 거란 관측도 많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