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좋아 또 창업한 50대 CEO "게이머가 대우받는 세상 꿈꿔"
최지웅 지엔에이컴퍼니 대표 인터뷰
게임사·게이머 돕는 '플레이오' 서비스
"게이머가 게임 세상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지웅 지엔에이컴퍼니 대표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본사에서 최근 비즈워치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플레이오'를 단순 리워드 앱이 아닌 게이머들이 더 많은 대우를 받도록 하는 서비스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엔에이컴퍼니가 2021년 2월 선보인 '플레이오'는 게임 이용자의 게임 플레이 시간과 게임 내 특정 행동에 따라 리워드를 지급하는 앱이다.
플레이오는 게이머에게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추천하고, 게이머는 플레이와 각종 행동을 통해 포인트를 쌓아 상품을 살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런 까닭에 게이머와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이 필요한 게임사가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 등 국내 대표적 게임사 대부분이 플레이오를 이용하면서 현재 국내외 100여 개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국내 사용자 기준 남성 55%, 여성 45%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 활성 이용자(DAU)는 8만명, 월 활성 이용자(MAU)는 40만명에 달한다. MAU의 15%가 과금유저다.
연쇄 창업 끝에 '오랜 꿈' 게임 산업에 '풍덩'
1972년생인 최지웅 대표는 이른바 '연쇄 창업자'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모비고'(지온네트웍스)가 첫 창업이다. 휴대전화기에 내장된 주소록 등 데이터를 다른 기기로 옮겨주는 솔루션이다. 최 대표는 "당시 국내 모든 통신사, 제조사, 판매·대리점이 이용하는 서비스였다"고 했다.
2006년에는 모바일 포털 '모키'라는 서비스를 선보여 700만 사용자를 모았다. 일반 휴대전화기 시절 나온 서비스인 까닭에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서비스 명칭을 '레디벅'으로 바꿨다. '책속의 한줄', '무료배경화면', '메모G' 등이 대표적 서비스 앱이었다. 무료배경화면의 경우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다고 한다.
이런 사업 경험을 하면서도 어린 시절부터 좋아한 게임 관련 사업에 대한 꿈을 잊지 못해 '플레이오'를 선보였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애플 컴퓨터를 접하면서 프로그램을 배웠고 중·고교 시절엔 컴퓨터 반에서 '짱'도 하면서 게임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재미도 느꼈다"며 "특히 '문명'과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시리즈 전체를 즐길 정도로 게임을 좋아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백화점에서 물건을 많이 사면 VIP를 대우를 받는 반면, 게임에 돈을 쓰면 '폐인' 소리를 듣는 게 이해되지 않아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좋은 대우를 받도록 하는 서비스를 언젠가는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창업에 도전하고 대표로서 회사를 책임지는 일은 부담이 없지 않았다. 최 대표는 "첫번째 창업 이후 사업, 특히 대표이사는 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저보다 사업을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여러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게임 관련 사업은 내 꿈이고, 남이 이뤄줄 수 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게임 사업은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 없이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최 대표는 쉰이 넘은 나이에 창업이란 도전에 나섰다.
"게임 산업과 함께 성장할 것"
최 대표는 이전 창업에선 외부 투자를 거의 받지 않았지만, 이번엔 투자 유치를 거듭해서 하고 있다. 그는 "투자 유치를 하면 다른 사람의 돈을 책임져야 하고, 회사는 무한 성장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전 창업에선 투자를 거의 안 받고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를 받든 안 받든 회사 운영의 난이도는 비슷하다"며 "그런데 투자를 받은 경우 더 빨리 더 크게 성장하면서 투자자와 직원 등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사업 비전을 외부 검증 받을 수도 있더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지엔에이컴퍼니는 창업 초기에 라구나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 규모 투자를 받고, 2021년에 티비티파트너스로부터 12억원, 지난해 16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최 대표는 "올 연말에 추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현재 사업이 게임 산업의 성장과 궤를 함께하면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게임이 나아가는 분야는 가상세계이고, 일종의 메타버스이므로 현재 기술 발전의 추세를 보면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미래"라며 "이런 새로운 시장의 주인공이 될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비즈니스모델(BM)은 설치, 플레이, 광고시청에 따른 수익 창출인데, 설치 관련 매출이 가장 많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 존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맞춘 것이지, 꿈꾸던 BM은 아니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앞으로는 게이머가 어떤 게임을 좋아하고, 얼마나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지 등을 담은 이력을 만들어 게임사에 제안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사업자도 있고, 기존 게임사도 경쟁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만의 경쟁력이 있다고 최 대표는 자신했다. 그는 "유사 서비스 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게임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잘 아는 게 중요한 싸움이 될 것이고, 그런 점에는 자신이 있다"며 "게이머가 왜 게임을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해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게임사 입장에선 플레이오와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최 대표는 덧붙였다. 게이머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게임사가 경쟁사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상대로 혜택을 주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란 얘기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숙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도 론칭했고, 올해는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나 아직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진 않다.
최 대표는 "파트너사, 고객사를 계속해서 만나면서 서비스를 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와 다른 게임 문화, 사업 환경도 고려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전략이 있다. 서비스가 일종의 '앱테크'처럼 운영된다면 혜택만 얻고 떠나는 '체리피커'만 많이 꼬이므로, 게이머들이 로열티를 보이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인정받고 포지션도 갖게 해주고 대화·소통이 용이하게 해주는 등 그들의 결핍, 시간 가치를 실제 가치로 바꿔주는 사업을 할 것"이라며 "올해는 사용자 이탈률을 30% 이상 낮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론 게이머가 게임세상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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