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검찰은 처벌만 하는 기관이 아니다”

14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방문
“됐다고 할 때까지 노력” 4·3 해결 의지 표명
“前 정권처럼 감성적 말로만 위로치 않겠다”
내년 총선 출마설 묻는 질문에는 답변 피해

한동훈 장관은 14일 제주시 연동 소재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 사무실을 방문했다. [송은범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제주4·3에 대해 “더 할 게 없다고 할 때까지 (희생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난 2021년 11월 24일 출범한 합동수행단은 4·3 군사재판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2530명의 직권재심을 맡고 있다. 법원이 4·3 당시 벌어진 군사재판의 불법성을 인정함에 따라 4·3특별법이 개정됐는데, 개정 내용에는 ‘검찰이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한 재심을 직권으로 청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2월부터는 1800여명에 달하는 4·3 일반재판 피해자들의 재심 업무도 추가됐다. 지난해 5월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이원석 검찰총장과 한 장관이 수시로 만나 일반재판도 직권재심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장관은 “법적 근거가 명시된 군사재판과 달리 일반재판은 근거가 없다”면서도 “이원석 총장과 논의한 결과 군사재판이나 일반재판이나 다를 게 없었다. 단지 우연의 차이일 뿐이지, 누가 더 억울하고 덜 억울한 경우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일반재판 직권재심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검찰은 누굴 처벌하는 것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며 “4·3 희생자를 비롯해 억울한 피해를 당한 국민의 한을 풀어주는 기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4·3 당시 재판 기록은 대부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합동수행단은 판결 내용을 찾아내는 것부터 한자로 이뤄진 문서를 번역하는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즉 손이 엄청 간다는 뜻”이라며 “(문재인 정부처럼) 손이 많이 간다고 차등을 두고, 감성적인 말로만 위로하지 않겠다. (행동으로) 국민에게 평가 받겠다”고 설명했다.

4·3을 왜곡할 경우 형사처벌을 하자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역사에는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비난을 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너무 극단적”이라며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그런 게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현재는 선의를 갖고 장관 업무에만 집중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한편 현재 합동수행단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군사재판 수형인 1031명이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일반재판 직권재심 청구는 3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