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타당성 조사 두 달 만에 바뀐 노선..."기술적 판단"

윤해리 2023. 7. 1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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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건희 여사 일가 땅 특혜 의혹으로 시작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대안을 처음 제시했던 설계업체까지 나서서 강상면으로 종점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윤해리 기자!

양평고속도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된 게 지난 6일인데, 아직도 논란이 잠잠해지지 않고 있네요.

어제는 대안을 처음 제시한 설계업체가 기자들에게 직접 종점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당성 조사를 맡은 용역 설계업체와 국토교통부는 어제 양평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직접 종점을 강상면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와 용역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5월 착수 보고를 통해 국토부에 현재 대안과 유사한 남양평 나들목을 종점으로 바꾸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업체가 종점 변경을 제안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기존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원안은 상수원 보호구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자연환경을 크게 해친다는 이유입니다.

둘째는 양평 주민들이 원하는 강하 나들목 설치가 어려웠다는 겁니다.

양평군이 제시한 대안대로라면, 나들목을 설치하기 위해 노선이 'L'자로 꺾이는 노선이 돼야 하는데, 환경이나 비용적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원안 종점인 양서면에는 분기점이 들어서기 어려웠다고 강조했습니다.

분기점이 들어설 자리 양옆에 터널이 위치해, 확장 공사가 필요해 공사가 어렵고, 주민들조차 소음과 분진을 이유로 원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 원안 종점 인근 주민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구용 / 양평군 청계2리 이장 : 이렇게 살기 힘든데, 원안을 이렇게 한다고 하면, 누가 좋을지 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희 동네는 아니라는 말이에요. 저희한테 고통을 감수하라는 말밖에 안 되잖아요.]

또 대안이 차량정체 해소에도 더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모든 여건을 고려한 최적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역시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상화 / 동해종합기술공사 부사장 : 지금 단계에서 추가적인 검토를 했을 때 이 위치보다는 안전성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위치가 있다고 하면 그쪽으로 바꾸는 게 적절하지 않겠느냐가 기술자로서의 생각입니다.]

[앵커]

바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건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노선이 이번처럼 크게 바뀌는 경우가 흔한 건가요?

[기자]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고속도로 노선이 변경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1999년 이후 추진된 고속도로 신설 사업 24건 가운데 시작과 종점이 바뀐 사례는 14건입니다.

2010년 이후 추진된 10개 사업 가운데 절반인 5개가 노선이 변경됐습니다.

최근 5년간 추진된 사업들의 노선이 어떻게 변경됐는지 따져봤습니다.

지난 2020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계양~강화 고속도로의 경우 종점이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에서 신정리로 바뀌었습니다.

종점이 단축되면서 전체 노선 길이는 1.6km 짧아졌습니다.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사례도 경남 김해시 불암동에서 활천동으로 종점이 달라지고, 이 과정에서 노선이 단축됐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경우 전체 노선의 55%가 바뀌었는데, 이렇게 절반 이상이 바뀐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양평∼이천 고속도로의 경우 주민들의 민원과 자연 훼손 최소화를 위해 노선이 대거 수정됐습니다.

국토부는 이런 사례를 토대로 오히려 예비타당성 조사 안대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용욱 / 국토교통부 도로국장 : 예비 타당성 조사 안대로 가는 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이라도 마을 하나를 피하든가, 종점이나 시점부가 접촉돼야 하는 게 여기 있던 게 100m라도 내려온다든가….]

[앵커]

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숙원이었던 고속도로 신설 사업 재개일 텐데요.

앞으로 사업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현재 사업은 전면 중단된 상황입니다.

양평군을 가보면, 고속도로 신설 사업을 재개해달라는 현수막이 마을 곳곳에 붙어있는데요.

양평군의 숙원 사업이었던 만큼 주민들도 사업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현재 제기된 여러 의혹과 논란이 해명되기 전에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워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지난 2017년 정부의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이상 사업이 아예 없던 일로 돌아가긴 어려울 거라고 보는 전망합니다.

다만, 지금같이 정쟁으로 번진 상황에서 사업이 언제 다시 재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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