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받으려면 거적때기 입고 통곡해야 합니까?" 거센 후폭풍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국민의힘의 방침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실업급여를 받아 샤넬 선글라스를 쓰고 해외여행을 간다"는 공개발언까지 나온 데 대해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자리가 없어 서러운 국민을 위로하기는커녕 조롱하고 모욕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실업급여를 받는 분들을 조롱하고 청년과 여성 구직자, 계약직 노동자를 모욕하고 비하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노동자들이 스스로 내는 부담금으로 실업급여를 만들었는데 이게 마치 적선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정부 여당의 태도에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환노위에서도 야당의 질타가 잇따랐습니다.
[이은주/정의당 의원] "고용노동부가 이렇게 여성과 청년 전체를 사치나 즐기는 모럴해저드 집단으로 취급하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시면 안 되는 거죠. 장관님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당연히 아니지요.
[이은주/정의당 의원] "잘못하셨지요 이분 발언?"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안타깝게 생각을 하는데…"
진보당도 "실업급여 신청할 때 어두운 얼굴을 장착하고 통곡하면서 들어가야 만족하겠냐"며 "실업급여 수급자들은 불행하고 슬퍼야만 직성이 풀리고, 그렇지 않으면 주지도 않아야 한다는 건 귀족적 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을 넘은 발언이었다는 자성이 나왔습니다.
지난 3월 전당대회 때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했던 옥지원 씨는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이냐"며 "청년 여성들은 실업급여 신청할 때 조신하게, 거적때기 입고 가야 하는지는 몰랐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실업급여 제도에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이것을 없앤다든가 대폭 낮춘다든가 하는 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의 후속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임명현 기자(epismel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politics/article/6503656_361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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