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블록버스터? 오히려 좋아"…유해진·김희선, 호흡이 '달짝지근해'[종합]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 제작보고회에는 이한 감독과 유해진, 김희선,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 분)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다. 유해진의 필모그래피 첫 코믹 로맨스 장르에, 국내를 대표하는 원조 ‘미녀’의 아이콘 김희선과의 호흡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호흡은 이번이 처음. ‘달짝지근해’는 오로지 ‘과자’에만 집중하며 직장, 차, 집 틀에 박힌 생활을 하던 주인공 치호가 무한 긍정 에너지를 지닌 ‘일영’과 밥플(밥+커플)에서 서서히 가까워지며 다정한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한 감독은 유해진을 캐스팅한 계기에 대해 “대한민국 감독이라면 누구나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유해진”이라며 “코미디적 요소가 있는 영화이지만, 페이소스가 있는 작품이다. 희로애락을 골고루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란 생각이 들어 같이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희선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면 느끼실 것이다. 김희선 배우 하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대표적으로 보이지 않나”라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누구라도 김희선 배우가 맡는다면 잘 표현되겠구나 생각하셨을 것인데, 저 역시 그랬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 치호에 대해서는 “과자 연구원으로 나오는데 집, 차, 연구소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며 “저랑 다른 일영을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연기 과정에 대해선 “새로운 장르라고 해서 ‘어떻게 보여드리지?’ 라고 생각하기보단, 해왔던 대로 역할에 빠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팬의 입장으로 유해진 오빠의 첫 로코가 궁금했다”며 “그 상대가 나라서 더 탐이 났다”고 전했다.
유해진 역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김희선 씨가 상대 역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김희선에게 찰떡같은 캐릭터였고 그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 일영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고 김희선을 향한 극찬과 함께 신뢰를 드러냈다.
김희선이 연기한 ‘일영’은 김희선의 실제 성격과도 많이 닮았다고. 김희선은 “저도 직진 스타일이고 솔직한 편이어서 돌려 말할 줄 모르고 그런 게 비슷했다”며 “일영의 모습에서 제 모습이 보였다, 제 성격 그대로 편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유해진의 형 ‘석호’로 연기 인생 30여 년 만에 역대급 캐릭터 변신을 꾀했다. 석호는 백수에 막무가내 심성으로 사고만 치고 다니는 치호 입장에서 인생의 ‘매운맛’ 같은 인물이다. 이날 김희선 옆 가운데 자리에 앉은 차인표는 “(제가 앉은)위치 때문에 저와 김희선 씨를 주인공이라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커플이 아니고 유해진 씨와 커플”이라고 입을 열어 포복절도케 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 ‘석호’에 대해 차인표는 “염치, 매너, 체면도 차릴 줄 모르며 눈치도 없는, 즉 없는 게 많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연기를 오랫동안 하며 이런저런 역할을 했지만, 여성에게 이렇게까지 못되게 하는 역할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러 궁금증을 유발했다.
어딘가 모르게 느끼한 치호의 제과회사 사장 ‘병훈’ 역을 맡은 진선규는 “실제 내 성격과 싱크로율이 0%”라며 “첫 촬영부터 감독님에게 ‘이게 맞나요?’ ‘자아도취에 빠진 건가요?’ 등 질문을 계속 던졌다. 한 번도 표현해보지 않은 느낌의 역할이지 않았나 싶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은숙 역의 한선화는 “하나에 빠지면 그것만 캐고 집요히 몰입하는 인물”이라며 “은숙이가 나오는 매 장면 은숙이답게 솔직, 발칙하게 하기 위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말씀드리고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촬영했다”고 촬영 과정을 회상했다.
유해진과 김희선의 첫 로맨스 케미 및 호흡 소감도 들어볼 수 있었다.
유해진은 “두 캐릭터가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서로 간에 통하는 게 많고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하니, 어떻게 하면 친해질까 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고, 자리도 많이 함께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밝혔다.
김희선 역시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도 오빠가 저랑 하고 싶은 애드리브가 있으면 감독님 허락하에 둘이 하고 싶은 것을 다시 촬영해보기도 했다. 그런 게 너무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김희선은 ”작품 속에서 달달한 신이 많다. 정말 친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달달한 신을 찍을 때 (특히) 대화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이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인 김희선은 유해진의 묵묵하고 든든한 지원 덕분에 첫 촬영부터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희선은 ”제 첫 촬영 때 오빠는 촬영이 없으셨다, 그런데 첫 촬영이라고 응원 차 자전거를 타고 그것도 이틀이나 연속 촬영장을 와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 날은 저와 전화하는 신이었는데 전화 맞춰주려고 오셨더라, 현장에선 오디오 물린다고 쫓겨나셨지만 그럼에도 촬영장에서 벗어난 곳에서 전화로 직접 대사를 맞춰주셔서 첫 촬영부터 행복했다”며 “덕분에 처음부터 이미 달달한 느낌을 살릴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공을 돌렸다.
‘달짝지근해’는 유독 대작들의 개봉이 몰린 여름 성수기 극장가를 겨냥한다.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 문’, ‘비공식작전’ 등 고예산을 들인 국내 대작들과 쉽지 않은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
다만 유해진은 “이 영화가 여름 영화이지만 ‘안’ 블록버스터라서 좋다”며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완득이’, ‘증인’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해진, 김희선과 함께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 등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한 ‘달짝지근해’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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