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속도가 문제지만 경기 반등할 것… 금리 인하, 당분간 어려워”

김만용 기자 2023. 7. 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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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고, 크게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며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많은 분이 금리를 이제부터 인하할 때가 아니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한은이 조심스러운 것은 기저효과 등을 생각할 때 연말까지 (물가가) 3%로 올라갈 것 같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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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총재 제주포럼 강연
“산업·사회 구조조정 이뤄져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고, 크게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며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냉탕·온탕으로 통화정책이 왔다 갔다 하면 거시정책의 틀이 흔들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 결정을 했다.

이 총재는 “많은 분이 금리를 이제부터 인하할 때가 아니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한은이 조심스러운 것은 기저효과 등을 생각할 때 연말까지 (물가가) 3%로 올라갈 것 같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속도가 문제지만 반등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중 경제가 우리 수출 양대 축인데,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 같아서 우리에게 좋은 뉴스”라며 “반면 중국은 불확실성이 크고 하반기나 내년 성장이 조금 더 불확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산업과 사회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총재는 “구조조정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지만 엄청난 사회적 저항이 있고, 정치적 이유로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우리나라의 체제가 산업구조 전환에 제약이 있어 굉장히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사회의 기존 기득권 체제가 새로운 산업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면서 “구조조정을 위해선 사회의 여러 이해당사자가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로 저성장·저물가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저출산 문제도 구조조정을 잘하면 일본 쪽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의 시간, 기업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면서 “빼앗긴 나라는 되찾을 수 있어도 소멸한 나라는 되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4차 산업혁명과 (인생) 이모작에 의한 부양비 개선”이라며 “국민 경제의 이모작과 4차 산업혁명의 제도적 추진을 위해 범국가적 협의체와 범부처적 추진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제주=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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