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튼 듯 ‘새벽 장대비’ … 중남부 오늘·내일 최대 고비

충청·호남 모레까지 400㎜ 더
대전·세종·전북에 ‘호우경보’

서울 등 수도권에 지난 13일부터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린 데 이어 14일 밤부터 15일 새벽 사이에 충청·호남·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0㎜ 정도의 폭우가 예보되면서 이번 주말이 올 장마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노원 198.0㎜, 경기 남양주(창현) 202.0㎜, 안양 151.5㎜ 등 200㎜ 안팎의 많은 비를 쏟아냈으며, 정체전선 남하 및 중국 쪽 정체전선 영향에 따라 오후부터는 충청·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16일까지 4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대전·세종 등 충청 남부 지역과 전북 대부분 지역에 호우경보를 내렸으며 그 밖의 남부 지역과 충북 대부분 지역에는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다만 빗줄기가 약해진 수도권과 강원 지역은 호우특보를 해제했다.

관계 당국은 이날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를 폭우의 고비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시간대에 충청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0㎜ 정도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중국 동남부 지역에 폭우를 일으켰던 중규모 대류계의 크기에 따라 폭우의 정도가 강해질 수 있어 당국의 긴장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전날부터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14일에는 남하하는 양상을 보이겠지만, 15일 오후부터는 다시 북상하는 모습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은 전국이 소낙성 장마 양상을 띠겠지만, 정체전선 이동에 따라 장마의 규모가 유동적일 수 있다.

이번 폭우는 중국 쪽 정체전선에서 형성되는 중규모 대류계가 한국 쪽 정체전선에서 만들어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중규모 대류계는 여러 개의 뇌우로 구성된 조직화된 대류계를 뜻하는데 강한 수증기가 원인이다. 북쪽 상층의 찬 공기가 남하하며 한반도에 있는 덥고 습한 공기와 만나 극한 호우를 쏟아내는 양상이다. 정체전선 이동이 아닌 수증기 형성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중규모 대류계가 발달할 경우에는 강수 시간·구역 예측이 어렵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