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아스파탐 ‘발암 가능물질’ 확정… 김치·피클 수준 ‘2B군’

일일 섭취허용량은 유지하기로
식약처 “現 사용기준 문제 없어”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 확정했다. 다만 아스파탐에 대한 기존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유지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 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발암가능물질 분류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스파탐에 대한 일일섭취허용량은 체중 1㎏당 40㎎으로 재확인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여러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인체 관련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1군(확정적발암물질)에는 술·담배, 석면, 가공육 등이 속하고 2A군(발암추정물질)에는 적색 고기와 고온의 튀김, 2B군(발암가능물질)에는 김치나 피클 등의 절임채소류가 포함된다. IARC와 JECFA는 “제한된 근거를 토대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했다”며 “우리가 평가한 데이터들은 아스파탐의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을 변경할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예시로 설명했다. 체중 70㎏의 성인이 아스파탐 함유량이 200∼300㎎의 탄산음료를 하루에 9∼14캔 넘게 마시면 허용치를 초과하게 된다. 앞서 아스파탐이 2B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일섭취허용량 기준에도 변화가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그대로 유지됐다. WHO는 아스파탐이 간암과 관련성이 있다는 취지의 논문이 있다면서도 아직 해당 연구가 완전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WHO는 “아스파탐 과다섭취가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JECFA 발표 직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행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4일 식약처는 JECFA의 평가와 지난 2019년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량을 고려한 결과, 현재 사용 기준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 조사 당시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JECFA가 정한 ADI 대비 0.12%에 불과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의 우려 등을 감안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시 기준 등을 재평가한다는 방침이다.

김선영·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