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10달러 내세요" 발리 정부, 내년부터 관광세 받는다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 두아 해변. 발리=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관광지 인도네시아 발리가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10달러 (약 1만2천7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한다.

13일 인도네시아 데틱뉴스 등에 따르면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전날 주의회에서 발리 지역 문화와 환경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5만 루피아(약 1만2천800원) 또는 미화 10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광세는 해외나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발리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공항이나 항만 등에서 부과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발리 정부는 관광세 수입을 발리 지역 관광 인프라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관광객이 늘면서 작년에만 200만명 이상이 발리를 찾았다. 올해는 약 500만명의 관광객을 예상한다.

많은 방문객 수만큼이나 사건과 사고도 다양하게 발생한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당국은 오토바이를 타다 자신의 성기를 노출한 덴마크 관광객을 추방했고 지난 5월에는 나체 상태로 힌두교 사원을 활보하던 독일 관광객을 내쫓기도 했다.

심지어 한 러시아 관광객은 현지에서 신성하다고 여겨지던 나무에서 나체로 화보를 찍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발리 정부는 관광객들의 무질서한 행위에 제재를 가하기 위해 관광세를 도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처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코스터 주지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관광세를) 발리의 환경과 문화를 위해 사용할 것이며 발리 여행이 더 편안하고 안전해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