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 밀물에도… 노 저을 직원이 없다

김호준 기자 2023. 7. 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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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쏟아지면서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면세점·호텔업체들이 인력난에 발목이 잡혔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로 단축했던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고 있고, 호텔·리조트들은 신규 개점을 앞둬 대규모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이 상승세인 호텔·리조트도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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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호텔·리조트 인력난
면세점 영업시간 연장 나서는데
인력충원 더뎌 경영정상화 발목
올1분기 업계직원 10~20% 감소
호텔·리조트 개점앞서 채용경쟁
외국인 고용확대 등 대책 시급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쏟아지면서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면세점·호텔업체들이 인력난에 발목이 잡혔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로 단축했던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고 있고, 호텔·리조트들은 신규 개점을 앞둬 대규모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하지만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일부 업체들은 경쟁사 직원을 빼가는 ‘인력 쟁탈전’을 벌이면서 업계 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관광 분야 인력 수급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 면세사업(TR) 부문 직원은 지난 2019년 말 990명에서 올해 1분기 800명으로 20%가량 줄었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단행한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역시 직원이 같은 기간 983명에서 862명으로 12%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다른 업체들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직원이 10∼20%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충원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현장 판매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면세점들이 영업시간 연장 등 정상화에 나서면서 현장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날부터 서울 중구 명동 본점의 영업 종료 시간을 평일 기준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로 2시간 늘린다. 호텔신라 면세점도 다음 달 1일부터 영업시간을 2시간 연장한다. 면세점 근로자들은 “인력 충원 없는 영업시간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지점에서는 쟁의행위를 벌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실적이 상승세인 호텔·리조트도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가 지난달 전국 2∼5성급 호텔 18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원 부족률은 8.1%로 파악됐다. 인원 부족률은 객실(10.5%)이 가장 높았고 식음료(9.0%), 조리(8.6%) 등 순이었다.

올해 하반기 중 수도권과 부산에 대규모 호텔·리조트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인력 확보 경쟁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올해 4분기 개점 예정인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3500여 명의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 전국에서 채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 기장군의 ‘빌라쥬 드 아난티’, 서구의 ‘윈덤그랜드 부산’ 등 호텔들도 각각 300명 안팎의 신규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새 호텔, 리조트들이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업체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 인력 활용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인력 수급 대책 없이는 관광산업 경쟁력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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