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창에서 코리안드림 실현한다
[아이뉴스24 박종수 기자] 저출산, 고령화 시대. 지역농촌 현장에 없어선 안 될 이들이 있다. 캄보디아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다. 특히 외국인근로자는 생산과 소비의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고창군은 다양한 외국인근로자 지원 정책으로 중도이탈문제 등을 극복하며 하나가 되고 있다. 고창군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고창군은 올해 법무부로부터 859명의 계절근로자 배정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483명의 캄보디아 근로자가 입국하해일손을 돕고 있으며, 하반기에 130여명이 추가 입국 예정이다.
“고창 좋아요”
◆외국인 근로자 무료 건강검진= 지난 12일 오후 고창군보건소 검진실. 한 외국인 근로자가 혈액검사를 위해 주사바늘이 팔에 닿자 얼굴을 찡그리며 아픈 표정을 지었다. 엑스레이 등의 검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고창군은 외국인계절근로자의 안정적 근로환경을 위해 간기능 등 30개 항목에 대해 무료로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한 외국인 근로자는 “캄보디아에서는 아픈 곳이 없었는데,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을 먹다보니 소화가 잘 안 돼 불편했다”며 “큰 이상이 없어 다행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고창에서 이양기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4~5줄씩 모를 심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무척 놀랐다”며 “고창에서 지내는 동안 배우고 싶은 것들이 무척 많다”고 했다.
민선 8기 고창군이 지역의 중요 인력으로 자리잡은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해 다양성 존중과 포용적인 도시로 발돋움해 나간다.
◆지친 노동 끝에 편안한 휴식=고창군은 국내 최초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쉼터를 마련했다.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외국인계절근로자 전용 기숙사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계절근로자 관리센터도 설치됐다. 한국어 교육을 통해 외국인들이 직장 내 적응력 향상을 돕고 산업재해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법률상담을 통해 노사갈등과 인권침해 문제 등도 해소하고 있다. 특히 쓰레기분리수거 안내문 등을 각 나라의 언어로 만들어 외국인 주민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정적 근로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마련’=기존 외국인계절근로자 제도는 연속해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5개월이라 농번기가 긴 작물을 키우는 농가는 중간에 인력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고창군은 법무부에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을 건의해 왔다. 그 결과, 지난 7월 1일부터 법무부가 계절근로자 체류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8개월로 연장시키면서 농촌 인력 공백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계절근로자 역시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귀국과 입국을 반복하는 동안 이동 경비가 들고 수입도 불규칙해지는 등 금전적, 시간적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계절근로자는 “이전에는 중도에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한 달 후에 다시 와야 했는데, 이제 항공료 같은 경비가 많이 절감돼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농촌인력 적정 인건비 정착에 앞장=전국의 농촌현장이 올 농번기철에도 인력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창군은 지난 4월 ‘농업근로자 인건비 안정화를 위한 상생 결의 다짐 행사’를 열었다.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농협조합장, 농업인단체장, 이장단협의회장, 일자리협회 고창군지부 등이 참여했다.
이날 지역 농업인은 웃돈을 주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직업소개소 역시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인건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적정인건비로 인력을 공급하는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
고창군은 외국인계절근로자 지원에 관한 조례, ‘국내 최초’ 농촌인력 적정 인건비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을 잇따라 제정하며 안정적 인건비 정착에 앞장서 가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군 농어가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인력확보에 더욱 힘쓰겠다”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지역에 잘 정착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책을 강화해 고창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범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박종수 기자(bells@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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