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형제', 우연은 없었다…정우·배현성, 1995년부터 인연
세상에 우연은 없었다. JTBC ‘기적의 형제’ 정우와 배현성의 인연은 27년 전인 1995년부터 운명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는 바로 정우의 아버지 윤나무와 배현성의 형 오만석이었다.
지난 13일 방영된 JTBC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SLL) 6회에서 소설 ‘신이 죽었다’와 관련된 미스터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바로 1995년 ‘동주서점’을 운영했던 육동주(정우)의 아버지 육찬성(윤나무)과 소설의 화자 이하늘의 새로운 연결 고리가 등장한 것이다. 소설 안에선 “선한 찰나의 순간, 난생처음 따뜻했다”고 서점의 주인이 묘사돼 있었다. 부모 없이 고아로 자란 하늘이 난생처음 ‘어른’에게 느낀 온기였다.
하지만 소설엔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찬성의 죽음, 찬성이 강산(배현성)에게 건넸다던 가방, 그리고 강산의 실종이었다. 27년 전 소평호수 노숙자 살인 사건의 전말을 그린 1막과 진범을 향한 복수 계획을 그린 2막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늘도 모른다는 의미였다. 동주는 엄마 영숙(소희정)으로부터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날,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천둥 번개와 함께 자신의 차량에 떨어진 현재의 강산과 자신의 연결고리가 1995년 아버지와 하늘로부터 이어졌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동주가 진실을 파헤쳐 태양에 가까이 갈수록, 훔친 날개의 밀랍이 녹아 추락해 인생도 끝장날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때, 동주에게 ‘신이 죽었다’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이 죽었다’를 번역해서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제안까지 받았다. 가난하고 누추했던 그 시절보다 더 망가진 인생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동주는 진실을 묻고 싶었다.
문제는 강산이었다. 강산은 조금씩 돌아오는 기억 속의 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너에게 기적이 일어난 이유는 현재의 행복만 보고 살라는 신이 준 기회”라는 동주의 충고는 쓰레기 같은 소리로 들렸다. 오히려 동주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강산은 혹여 아프고 고통스러운 진실이 동반될지라도, 자신이 누군지 알아내겠다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 사이, 노명남(우현)은 국회의원 변종일(최광일)을 상대로 납치극을 벌였다. 27년 전 노숙자 살인 사건 당시 가짜 목격자인 전두현을 앞세워 자신을 범인으로 둔갑시키고, 고문과 협박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낸 악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명남은 종일이 직접 9시 뉴스에 출연해 사건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야 납치한 딸을 돌려보내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종일은 “제발 원하는 대로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아내 앞에서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에겐 딸의 목숨보단 자신의 명예가 우선이었다. 결국 분노한 아내가 그의 머리를 화분으로 가격했고, 종일은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 시각 동주와 강산은 명남이 종일의 딸 하영을 납치한 컨테이너를 찾아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하영이 떨어트린 스카프에서 강산이 심한 폭행을 당하는 하영의 고통을 보고는 위험 신호를 감지, 동주와 함께 뒤를 쫓은 것. 하지만 알고 보니, 납치는 하영이 원한 자작극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의 만행을 고발하고 싶었다. 하지만 종일은 결국 9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또다시 절망에 휩싸인 하영은 자조하고 말았다.
이때 동주를 알아본 명남이 “당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소설 ‘신이 죽었다’를 읽은 명남은 동주가 모든 진실을 알고 있고, 그때 진범들 중 한 명이 촬영했던 비디오테이프도 갖고 있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 더 이상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동주의 손목을 강산이 덥석 잡았다. 이어 명남의 손목까지 동시에 붙잡더니, 초능력을 발휘했다.
강산의 초능력으로 동주는 1995년 과거로 갔다. 명남은 소평 호수 사건을 목격했던 또 다른 노숙자였지만, 종일의 강압적 폭행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집을 뒤지다 어린 동주에게 들킨 종일이 “비밀 작전이니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며 입단속을 시킨 것. 동주가 과거를 본 사이, 강산이 또다시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다름아닌 동주서점이 있던 공사현장이었다.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의 행방, 종일이 동주의 집을 뒤진 이유, 동주를 과거로 안내한 강산이 그곳으로 순간 이동한 사유 등 또다시 새로운 떡밥이 대거 투척되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폭발시켰다. ‘기적의 형제’는 매주 수, 목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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