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회 의장 “후쿠시마 오염수, ‘꼬마 오줌’…무해한데 좋지 않을 뿐”
박순득 경북 경산시의회 의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꼬마 오줌’에 비유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경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사과와 사퇴’를 거부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 의장은 “의장으로서 본회의를 원활하게 운영하지 못해 안타깝다. 혼란을 빚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민주당) 농성장을 찾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5분 자유발언 하던 민주당 이경원 시의원의 마이크를 끄게 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박 의장은 당시 의회 사무처 직원들에게 이 시의원을 강제로 퇴장시키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지난 12일 경산시청 앞에서 박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 3일에는 민주당 경산시위원장인 양재영 시의원이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했고 당 관계자들은 릴레이 천막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박 의장은 “이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의 취지에서 벗어나 (제8대 경산시의회에서 채택했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결의문 낭독을 시작해 관련 규칙에 따라 여러 차례 중지를 요청한 것”이라며 “6분이 지난 시점에도 결의문 낭독이 이어져 본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퇴장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장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와 문서를 낭독해 오히려 이 시의원이 회의규칙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하류에서 꼬마가 목욕하고 있는데 상류에서 누가 오줌을 눈다고 인체에 해롭겠느냐. 무해하다. 하지만 시민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오염수 방류는 전 세계가 반대하고, 대한민국 국민 84%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오염수 방류를 아이 오줌 정도로 인식하는 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시의원이 본회의 이틀 전 의장에게 원고를 제출하고 2년 전 결의대회 사진과 결의문을 영상자료로 송출하기로 협의했으나 의장이 본회의 2분 전 ‘영상을 틀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당은 “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규탄 및 철회 촉구 결의문’을 대표발의하며 강력하게 반대했던 박 의장이 이제 와서 입장이 바뀐 것이냐”면서 “박 의장의 직권남용과 공무집행 방해 행위에 대한 법률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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