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지속되진 않을 것"…바이든이 품고 있는 우크라전쟁 전망
우크라 반격서 최대한 러 압박해 협상 테이블 앉게 하는 것이 美의 전략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 년 동안 끌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가진 공동 회견에서 전쟁이 몇 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두 가지 이유로 전쟁이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근거로 "첫째는 러시아가 자원이나 역량 측면에서 전쟁을 영원히 계속할 수 없다고 본다. 둘째는 결국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경제나 정치적으로 러시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희망과 기대는 우크라이나가 공세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언젠가는 협상을 통해 타결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지만, 500일 넘게 지속돼온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더 장기화되기 전에 끝내야 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반격을 개시했지만 동맹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진격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으며, 한국전쟁과 유사하게 휴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른바 '동결 분쟁'(frozen conflict)으로 바꾸는 어떠한 평화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방의 각종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는 점과 나토 가입 관련 논의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13일 현지 국영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이 되며 국제 무대에서 긴장을 초래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논의했던 합의문 초안에 대해 "러시아의 안보가 보장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합의문은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제한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크름반도까지 수복하겠다고 확언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앉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민간인 피해 우려에도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집속탄 지원은 미국이 155mm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 한정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대표 간행물 포린어페어스에 지난 4월13일자로 게재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라는 글에서 저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을 계속할 뜻을 내비치는 상황이며 아직 협상을 위한 조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강화한 다음, 올해 말 전투 시즌이 끝나면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전장에서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두 가지 전략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러시아와의 소통 채널을 놓고 있지 않다. 지난 6일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전직 국가 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비롯해 러시아 관리들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비밀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결국 관건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느냐에 달려있다. 결국 서방의 지원도 무한하지 않다. 언젠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두고 더 큰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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