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플레 시달리는데…"중국은 다른 세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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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로 전월(0.2%)과 시장 기대치(0.1%)를 밑돌았다.
6월 중국 PPI는 전년 동월보다 5.4% 하락했다.
중국이 고강도 코로나19 봉쇄 정책 이후 작년 말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나섰을 때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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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만 유독 '물가 하락'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했다. 다른 선진국들이 '끈적한' 고물가와 씨름하는 동안 정반대 문제를 겪고 있다. 한때 디플레이션의 대명사로 통했던 일본마저 최근엔 비교적 양호한 물가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로 전월(0.2%)과 시장 기대치(0.1%)를 밑돌았다. 2021년 2월(-0.2%) 이후 28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황은 더욱 나쁘다. 6월 중국 PPI는 전년 동월보다 5.4%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이는 작년 6월 9.1%라는 역대급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미국이 중앙은행(Fed)의 계속된 긴축(금리 인상) 강공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여전히 고집스러운 상승세(3%)를 보이고 있는 상황과 확연히 비교된다"고 전했다. 장기간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던 일본도 지난 5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3.2%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고강도 코로나19 봉쇄 정책 이후 작년 말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나섰을 때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와 민간 투자는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내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태지역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이 처한 상황의 핵심은 내수가 매우 약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부정적인 정서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코로나19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을 당시 정부 차원에서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냈다. 1조위안(약 1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고,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하는 재정 적자를 운영했다. 정책 금리도 30bp 인하했다. 다만 중국과 미국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정부 경기부양책의 수혜 대상이 기업과 소비자로 나뉘었다는 데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중국의 재정부양책은 대부분 세금 감면, 급여에 대한 사회보장 의무납부액 인하, 일자리 감소 방지를 위한 인프라 지출 등 기업 분야에 투입됐다. 반면 미국은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을 시행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에 각종 지원금과 실업수당 등을 직접 지급했다.
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코로나19로 공급망 붕괴를 겪었던 미국 등에 비해 공급망 타격이 적었다. 사업체 폐쇄가 속출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은 씀씀이를 줄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붕괴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PPI 둔화로 이어졌다. 과잉 생산과 소비자 수요 약화를 감지한 민간 부문은 추가 투자를 꺼리게 됐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경제 재개의 초기 동력이 힘을 잃기 시작하면서 자기만족적 '자신감 함정'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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