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양치기 소년’인 줄 알았는데... 고속 성장하는 전기차 관련 특례상장기업
21년 230억 영업익 약속했으나 실제 이익 17억 그쳐
작년부터 폭풍 성장...올해 최대 200억 예상
테슬라·리비안 등 미국 전기차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아모그린텍 주가가 상승하자 관계사와 기관이 지분 정리에 나섰다. 통상 선제 투자에 나섰던 기관이 지분을 정리하면 ‘고점 논란’이 일면서 주가가 하락하지만, 아모그린텍의 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모그린텍은 지난 10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관계사인 아모텍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지난 5일 개장 전 아모그린텍 주식 60만주를 98억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모텍이 보유한 아모그린텍 지분은 기준 7.52%에서 3.88%로 줄었다. 당시 처분 단가는 1만6379원으로 7월 4일 종가(1만7480원)보다 6.3% 낮은 수준이었다. 아모텍 측은 “관계사 지분 해소와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해 아모그린텍 지분 일부를 처분한다”라고 말했다.
관계사가 거래 기준일 주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분을 정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모그린텍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11일 아모그린텍 주가는 4% 가까이 올랐고 12일에도 소폭 상승했다. 13일 주가가 2% 하락했지만, 아모텍이 회사 지분을 처분한 수준보다 높은 1만6990원에 마감했다. 14일 오전 현재는 전날보다 0.59% 내린 1만6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기관들이 아모그린텍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지난 2월 1일부터 3월 30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모그린텍 주식을 1만3000~1만5000원에 20만7106주를 팔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4월에도 3일부터 12일까지, 9만3481주를 1만4796~1만8521원의 단가로 장내 매도했다.
국민연금공단도 지난 4월 19일 아모그린텍 주식을 17만5056주 매도하며 지분율을 5.26%에서 4.20%로 줄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계사 블록딜과 기관들의 연이은 대량 매도를 보면 현재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고 차익 실현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주주나 기관이 지분을 정리하는 것은 주가의 고점 신호로도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모그린텍 주가는 기관이 지분을 정리한 이후 더 상승했고, 관계사 지분 매각 이후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온 이후에도 주가가 선전하는 이유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기차 부품 공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규상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그린텍은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관련 매출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의 생산 증가로 고효율 자성 부품 매출이 약 30%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면서 “테슬라·리비안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가파른 생산량 증가에 따라 아모그린텍의 자성 부품 매출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아모그린텍이 193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791억원, 8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과 이익이 각각 65%, 12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테슬라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향후 고객사가 확대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도 전력 변환이 필요해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아모그린텍은 전기자동차, 스마트그리드,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부품과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효율 자성 부품을 만든다. 고효율 자성 부품은 전력을 변환할 때 소요되는 전력 소모량을 줄여주면서 전력 변환 효율성을 늘려주는 소재를 말한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아모그린텍은 전자 소재·부품 회사로는 드물게 2019년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아모그린텍은 2021년 2135억원의 매출액과 22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달성하진 못했다. 지난 2021년 아모그린텍의 영업이익은 17억6486만원에 그쳤다. 상장 때 약속했던 2019년의 20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 약속을 2년 늦은 올해 달성하려고 도전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2일, 아모그린텍 소속부를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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