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 뚫고 힙한 MZ들 몰려간 곳은…천재소년 그림선물에 ‘와’
16일까지 코엑스 B홀에서
작가·관객 어우러지는 축제
제이슨네일러 아트카 페인팅
블레이크 드로잉 ‘인기폭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B홀의 입구에서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네일러의 즉흥 페인팅이 펼쳐졌다. 쿵쿵대는 비트의 ‘블랙핑크’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작가는 트레이드 마크인 ‘열린 심장’을 조각하듯 그려 넣고, 파스텔빛의 색상을 자유롭게 입혔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100여명이 넘는 구름 관객들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장마와 무더위를 잊게 해줄 힙한 예술축제 ‘어반브레이크 2023’가 13일 개막했다. 2022년 관객 수 5만 명을 돌파하며 MZ세대의 사랑을 받은 아시아 최대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가 올해는 네번째 행사를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해는 축제 컨셉의 공간 기획과 더욱 힙해진 6개의 특별전 ‘CRAZY EXPERIENCE’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갤러리 반디트라소는 오전 중에 세계적인 인기 작가 하비에르 카예하 1점, 에드가 플랜스 2점을 팔았다. 오후에는 2500만원대 아담 핸들러 작품도 팔려나갔다.
어반브레이크는 누구나 선뜻 구매할 수 있는 수십만원~수백만원대의 중저가 작품이 다채롭게 판매되 미술 애호가의 문턱을 낮췄다.
어반브레이크 현장을 방문한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은 “젊은 세대들의 생각지도 못한 표현 방법이 신선하다”며 “인공지능(AI)을 통해 다 만드는 시대가 왔다지만 작가들이 잘 이용해서 전시를 하고, 그걸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보니 새로운 미술시장을 열어가는 출입문을 보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올해 어반브레이크에서는 해외 초청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임정아, 베리킴, 잠산 등 23팀의 젊고 창의적인 아티스트들이 혁신적인 전시도 선보인다. 어반브레이크는 16일까지 이어지며 인기 작가의 팬사인회와 아티스트 토크도 열린다.
2011년생 천재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는 오전부터 직접 드로잉을 그려 팬들에게 선물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VIP 사인회가 열린 2시부터는 길게 줄이 늘어섰다. 자신의 신작 회화작품으로 꾸며진 부스에서 남녀노소 많은 팬이 찾아와 ‘천재 소년’이 그린 드로잉과 사인을 선물 받아 돌아갔다. 작년 어반브레이크에서 니컬러스 그림을 구매한 40대 부부는 개막하자마자 니컬러스부터 찾아와 인증사진을 함께 찍었다. 부인은 “작년에 산 그림이 집에 걸려있는데 보면 볼수록 좋아서 방한 소식을 듣자마자 왔다”며 “내 아이보다도 두살이나 어린데도 신들린 듯 그리는 모습이 정말 천재 같다”고 했다.
수원에 거주하는 이지은 씨(41)는 딸 정세이 양(8·곡선초 2학년)과 함께 어반브레이크를 찾아 12세 신동화가 니컬러스 블레이크에게 ‘그림 사인’을 받았다. 이지은 씨는 “어반브레이크에 참가하려고 딸아이 체험학습 신청을 내고 코엑스에 왔다”며 “여러 부스의 형형색색 그림이나 아트 토이를 딸아이가 너무 좋아해 대만족”이라며 웃었다.
이밖에도 초식동물을 모티프로 삼은 아트 토이 ‘업템포’, 파랑새와 고독한 표정의 인물 조각이 설치된 ‘아마즈(AMAZ)’,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도마뱀을 아트 토이로 만든 ‘리자드’ 등 인기 작품이 가득한 ‘아트 토이 빌리지’는 가장 많은 인파를 동원했다.
카우스 소장품전과 함께
국내 대표 아트토이 작가 출동
MZ세대 소장욕 자극하기도
첫날 방문한 황재근 패션 디자이너는 “벽에 붙어 있어야 할 그라피티들이 캔버스 위에 구현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거리의 미술을 럭셔리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발렌시아가 브랜드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고 밝혔다.
임정아 작가는 ‘슬친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대형 화폭에 담은 작품과 댄서 모니카, 화가 프리다 칼로 등 이 시대의 아이콘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찬용은 “순수회화지만 작품 접근법이 그라피티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참가 갤러리들의 전시도 개성이 넘쳤다. 첫 참가를 한 전시 플랫폼 SA+는 중국의 인기작가 런저의 조각은 8500만원의 가격에 청룡언월도를 든 관우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담아낸 대작이었다. 디즈니 만화와 팝아트를 접목한 김준식의 인기를 얻었다. 서울도쿄갤러리에서는 희귀 LP음반과 시피팝 음악으로 부스를 꾸며, 시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시를 선보였다. 아티스트팀 OWA-7HO는 패션을 소재로 활용한 회화와 옷 컬렉션을 전시에서 선보였다.
포스코스틸리온이 그라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와 만든 20m 폭의 초대형 스틸그래피티월 앞에는 셀카를 찍는 이들이 늘어섰다. 휴식 공간으로 기존 VIP라운지를 대신해 마련한 하이트진로의 두껍라운지는 인기 만점이었다. 제이슨 네일러와 컬래버레이션한 한정판 두꺼비 아트토이도 두껍라운지에서 공개됐다.
LG생활건강 임프린투(IMPRINTU)부스에서도 타투 체험행사를 열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활용해 어반브레이크에 참여한 유명 타투 아티스트 6인의 작품 등을 직접 몸에 새기는 체험을 제공했다.
이한나·김슬기·김유태·이용익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팔때가 아니다, 외치더니”…1시간 뒤 27억 매도폭탄 던진 슈퍼개미 ‘결국’ - 매일경제
- 법원 “유승준 비자 발급 거부 취소”…한국행 가능성 열려 - 매일경제
- 이달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확’ 오른다…직장인 얼마나 더 내나 - 매일경제
- “HDC현산에 뒤통수 맞았다”…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 분노 - 매일경제
- “한국에게 배우자”…전세계 국가들 ‘열공’ 빠지게 한 새마을운동 - 매일경제
- “절교 때문에” 친구 죽인 10대, 알고 보니 ‘학폭 가해자’ - 매일경제
- “이대로 나오면 대박” 진짜였다…2천만원대 아빠車, 역대급 갓성비 태풍 [최기성의 허브車] -
- 車지붕이 살렸다, 제네시스 현자 이어 ‘선루프남’ 등장…침수땐 목숨 먼저 - 매일경제
- 64% 올랐는데, 이제라도 사야하나?...호재 많다는 이 업종 관심 - 매일경제
- “키미 덕분에 편하게 던집니다” SD 마무리 헤이더의 고백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