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쓰는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슈퍼 에이지가 온다"

송광호 2023. 7. 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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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래 트렌드 연구자가 쓴 '슈퍼 에이지 이펙트'
애플워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40~50대에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 삶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찰력 있는 마윈도 이번에는 틀린 것 같다. 하늘의 이치를 아는 50대야말로 바야흐로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성공한 창업자의 평균연령은 45세에 달하고, 50세의 창업가가 최고성장률을 기록하는 스타트업을 설립할 확률은 30세 창업가보다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창업자들이 이처럼 성공 신화를 쓰는 건 세월이 심어준 통찰력과 누적된 사회 경험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 환경이 변하고 있어서다. 미국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 3분의 2는 50세 이상이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애플워치의 사용자 평균 연령은 현재 42세에서 매년 증가추세다. 소비자의 나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EPA=연합뉴스]

글로벌 전략 및 자문회사 '더 슈퍼 에이지'의 창립자 브래들리 셔먼은 이제 '슈퍼 에이지'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그는 신간 '슈퍼 에이지 이펙트'(비즈니스북스)에서 "2020년대가 다 가기 전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전된 나라든 가장 작고 개발이 덜된 나라든, 모든 곳에서 노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단한다.

저자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노령인구가 젊은이들의 수를 넘어서는 시대를 '슈퍼 에이지'라고 명명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에 부합하는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뿐이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10개 국가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고, 2020년대가 가기 전에 쿠바나 조지아처럼 작고 가난한 나라들도 그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 [비즈니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나아가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여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이고,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이 비율은 네 명 중 한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2019년 1억4천300만명에서 2050년 4억2천600만명으로 약 3배 증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인구집단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근로자의 은퇴 연령을 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날 경우, 연금과 의료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일을 해서 소득세를 납부하는 이들은 갈수록 줄어든다. 가뜩이나 수가 적은 젊은 층은 높은 세율 부담에 불만이 커질 것이고,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65세라는 '근로 수명'에 집착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35개 국가가 최초로 슈퍼 에이지에 돌입하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8천520만명의 인재 부족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에서 택배 배달하는 노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자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인구 노령화에 따른 각종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연금 수혜자의 은퇴 연령을 상향 조정하고, 노동자들의 근로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더욱 포용적인 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많은 여성이나 노인들을 업무 현장에 투입하고, 이민 관련 법률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아울러 모든 사람이 나이와 상관없이 최고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모두 늙을 것이고 가족 구성원이 늙어감에 따라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급격한 변혁에도 맞서야 한다. 반면에 이런 엄청난 변화는 우리가 세상을 새롭게 구축할 기회가 되어줄 것이며 그에 따라 슈퍼 에이지는 어느 세대에게나 더욱 공정하고, 평등하고, 화합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박영준 옮김. 376쪽.

책 표지 이미지 [비즈니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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