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할 말 없냐" 물음에 '묵묵부답'…장애영아 살해한 일가족 송치

친부와 외조모 구속, 친모는 불구속으로 검찰 넘겨져…살인 혐의

경기 용인에서 8년 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와 외조모가 검찰에 송치됐다. 1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친부와 외조모가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7.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용인=뉴스1) 유재규 기자 =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친부와 외조모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4일 살인 혐의로 친부 A씨(40대), 외조모 B씨(60대)를 구속송치 하고 친모 C씨(40)를 불구속 송치했다.

이날 입감돼 있던 용인동부서 유치장을 나온 A씨와 B씨에게 취재진이 '아이에게 할 말 없냐' '혐의를 인정하냐' '야산에 아이를 유기한 것이 맞냐'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냐'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대기 중이던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2015년 3월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남아를 퇴원당일,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다.

숨진 것을 확인한 이들은 용인지역 소재 한 야산에 아이를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운증후군 장애를 갖고 태어난 남아를 키울 수 없어 고의로 방치해 살해했다는 점을 보고 이들에게 각각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6일 A씨와 B씨가 검거됐을 때 C씨는 참고인 신분이었다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남아가 출산 전부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장애가 있을 것을 미리 알았다는 점 등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최초로 범행 제안을 한 것은 A씨며 아이를 퇴원시켜 방치하는 등 직접적인 범행 실행은 B씨가 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A씨와 B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줄곧 부인했으나 분만 예정일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겠다는 동의에 직접 서명한 점 등을 보고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C씨가 알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아이를 유기했다고 A씨가 지목한 곳에서 아이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