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로 발 넓히는 웹툰 제작사…원작 없는 드라마 제작도

투유드림 '내 친구의 졸업식' 촬영…와이랩 CIC 두고 '부활남' 등 영상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 제작사들이 웹소설·웹툰을 넘어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 분야까지 본격적으로 발을 뻗고 있다.

14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인 웹툰업체로 투유드림이 꼽힌다.

이 회사 계열사인 스튜디오투유는 '아이템', '샤크: 더 비기닝', '독고 리와인드' 등 웹툰 원작의 영화나 드라마를 주로 선보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웹툰과 영상 제작을 동시에 기획하거나 아예 원작 웹툰이 없는 영상을 만드는 등 변주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일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OTT 중편 드라마 '내 친구의 졸업식'이 대표적이다.

'내 친구의 졸업식'은 75세의 할아버지와 20살 청년이 대학교 기숙사 룸메이트로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담은 휴먼 코미디 드라마다.

원작 웹툰 없이 이태연 작가가 극본을 썼고, 배우 박철민이 새내기 할아버지 승배 역을, 보이그룹 뉴이스트 출신의 김종현이 스무살 '아싸'(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민구 역을 연기한다. 방영 예정 시기는 올 하반기다.

드라마 '내 친구의 졸업식' 대본 리딩 [스튜디오투유 제공]

또 다른 웹툰 제작사인 와이랩도 영상 제작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아예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영상 제작 조직인 와이랩플렉스를 두고 자사가 보유한 IP의 영상화 사업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튜디오드래곤과 드라마 '아일랜드'를 직접 제작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 방영했다.

올해부터는 영상 제작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웹툰 '부활남'은 영화로 만들고 '테러맨'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또한 '스터디그룹'과 '참교육'은 드라마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영상화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이다.

와이랩은 웹툰 원작을 영상으로 만드는 기존 공식에서 탈피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웹툰에서 세계관을 먼저 구축하고 드라마로 제작하는 '선(先)웹툰 후(後)영상'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웹툰은 물론 드라마도 원작이 될 수 있고 이를 양방향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웹툰업체들이 웹툰 IP를 영상 제작사에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은 단순히 이야기의 씨앗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콘텐츠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웹툰의 영상화가 이뤄지면 작품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원작으로 재유입되는 효과는 있지만 실상 IP를 팔고 받는 금액은 많지 않다고 한다"며 "직접 (영상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번지는 것 같다"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아일랜드'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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