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 훈풍에 연착륙 기대감 '솔솔'…경계 목소리도 여전
샌프란 연은 총재 "인플레 싸움서 승리 선언은 너무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커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고 경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약화하면서 경제 연착륙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최신 데이터들은 과거의 많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인데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리스크가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6월 9.1%에서 올해 5월 4%, 6월에는 3%까지로 떨어졌다.
더 고무적인 점은 견조한 노동 시장이 아직 크게 약해지지 않았음에도 최근 몇 달 동안 기조적인 물가 흐름은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진단했다.
2021년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후 공급망과 에너지, 부동산 및 노동력 등에 충격이 가해졌고 그것은 예상보다 길어지기는 했지만, 이들은 이제 대부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예컨대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가장 큰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주택비용은 팬데믹 기간 급등했으나 크게 둔화했고, 앞으로 수개월간 공식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놀랍다"며 실업률이 증가하지 않으면 올해 인플레이션이 약 3.5%로 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개월 전만 해도 그는 4%를 예상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그는 연준이 볼 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완전한 연착륙에는 아직 상당한 행운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WSJ은 지난 3년간의 경제적 롤러코스터 상황에서 얻은 교훈은 몇몇 자료만으로 추론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며 최근 한 달의 행복감이 다음 달에는 쉽게 절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라며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좋은 뉴스는 정말로 좋은 뉴스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승리를 선언하기는 정말로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경제가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관한 목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리서치업체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사장인 대이비드 로슈가 지적했다.
베테랑 투자자인 로슈 사장은 1997년 아시아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전개를 정확히 예측한 인물이다.
로슈 사장은 최근 물가가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낙관론이 일고 있지만 연준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의 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그는 연준이 너무 일찍 금리를 인하했다가 자칫 새로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현 과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슈는 사정이 이렇지만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경제가 노동 수요와 시간임금의 점진적 감소를 보고 있지만, 경기 침체를 야기할 고용의 파국적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현 세계 경제에 대해 대출금리 인하 속에 성장은 가속하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일컫는 '골디락스 시나리오' 쪽은 아니고,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정적 성장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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