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방 위험 완화”… 경제 둔화 속 ‘반등 가능성’에 힘 실었다

기획재정부 7월 그린북 발표
완만한 내수·경제심리 개선에
‘하방 위험 완화’ 분석 내놔
‘경기 둔화’ 진단은 6개월째

지난 13일 서울시내 한 마트가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정부가 6개월째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 진단을 이어가면서도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내비치며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까지 부진하고 하반기부터 살아나는 것)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2023년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수출 부진 완화, 완만한 내수·경제심리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으로 하방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6월 경제동향에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에서 ‘다소’가 빠진 것으로 하반기 경제 반등에 더 힘이 실린 분석이다.

‘경기 둔화’ 표현은 6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정부는 ‘하방 위험이 완화한다’는 표현을 통해 하반기 경기 반등 가능성을 드러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발표한 5월 그린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지속해서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오후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0.1% 감소했지만,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3.2% 증가하며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지난 6월 수출은 정보기술(IT) 제품 부진에도 자동차·선박 호조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0.6%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달 23억6000불(약 2조9193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10.1% 줄었다.

소비심리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2.7 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76을 기록해 전월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33만3000명이 늘었다. 실업률은 2.7%로 전년 같은 달보다 0.3%p 하락했다.

물가는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5월 3.3%에서 지난달 2.7%로 상승 폭을 축소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5%,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1% 상승했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 흐름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금융시장 등 경제 곳곳에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면서 “최근 소비자심리가 반등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개선 조짐도 일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했다.

정부는 종합 평가를 통해 “대외적으로는 IT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긴축 및 러-우크라 전쟁 영향 등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속에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 경제체질 개선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