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급 24개 논문이 입증한 지방줄기세포·PRP 무릎 치료

최영철 기자 2023. 7.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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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상청] 연세사랑병원 PRP 치료 정형외과 첫 도입… 지방줄기세포+PRP=연골 재생 극대화

‘100세 시대', 이제 의학 발전의 궁극적 목표는 수명 연장이 아니다. 오래 살되, 죽을 때까지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는 것, 즉 삶의 질이 수명 연장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최근 의학계에서 '재생의료'가 크게 주목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재생의료는 손상 혹은 퇴행성질환 등으로 제 기능을 못 하는 신체 기관과 세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의료기술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주간동아'는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의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 등 혁신적 재생의료술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이 집중 연구 중인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병원이 지난 15년간 발표한 24편의 SCI(E)급 관련 논문들이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의 연골 재생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는 자신의 둔부나 복부 지방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여러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 가능)를 손상된 무릎 연골 부위에 주입해 닳아 없어진 연골을 재생하는 시술법이다. 그래서일까. 줄기세포를 이용한 관절 치료는 신체 스스로 재생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연골을 다시 살려낸다는 점에서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미래 의학의 핵심 키 역할을 하고 있다(주간동아 1397호 '닳은 연골, 자신의 지방줄기세포로 살린다' 기사 참조).

자가 지방줄기세포와 PRP(자가 혈소판 풍부혈장)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세사랑병원의 SCI(E)급 논문들. [연세사랑병원 제공]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 만족도 85%, SCI급 논문으로 인증

무릎 연골 재생에 투입되는 줄기세포는 지금까지 환자 자신의 골수나 제대혈(태아의 탯줄 혈액)에서 채취해 사용했지만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세사랑병원이 2008년 설립한 임상시험센터(세포치료연구소)는 자신의 지방 조직의 경우 골수와 달리 전체 세포수의 7~10% 정도가 중간엽 줄기세포여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일찌감치 착안했다.

실제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는 2011년 '신의료기술'로 고시된 '자가 골수줄기세포 치료'와 비교해 1만 배 많은 중간엽 줄기세포를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가 골수줄기세포 치료의 연골 재생 성공률은 70~80%에 달하는 데 비해 연세사랑병원 임상시험센터의 임상 결과와 환자 사례에 따르면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85%가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향상을 경험했다.

이런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의 퇴행성관절염 치료 성과, 즉 손상된 무릎 연골의 재생 효과는 연세사랑병원이 'The Knee' 'AJSM' 'BBRC' 'Arthroscopy' 등 SCI(E)급 저널에 실은 논문 24편 등 지난 15년간 발표한 총 28편의 관련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세계관절경학회(ISAKOS)의 공식 학술지 'Arthroscopy' 2013년 4월호에 실린 '무릎 관절염에 자가 지방줄기세포 이식(Mesenchymal Stem Cell Implantation in Knee Osteoarthritis)'은 연세사랑병원의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환자의 큰 만족도를 잘 보여줬다.

무릎 관절염 1기와 2기 환자 49명(55개의 무릎)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임상 연구의 주제는 '자가 지방줄기세포 주입 후 무릎 관절염의 증상 호전에 대한 분석'이었으며 해당 논문은 그 결과를 담은 것이었다. 임상 연구 결과는 무릎 기능성 활동성 평가 지수(IKDC)를 기준으로 측정됐고, 다양한 임상 결과의 요인을 찾기 위해 통계분석도 함께 진행했다.

자가 지방줄기세포 주입 후 2년째에 MRI를 찍어본 결과, 연골 손상이 회복됐으며 관절염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술 후 1년째보다 2년째에 임상 결과가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나 줄기세포 이식 효과가 2년째까지 지속됨을 확인했다. 임상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이 43.6%, '만족'이 30.9%로 나왔다.

8월 확장 이전할 신축 연세사랑병원 전경(왼쪽)과 혁신적 재생의료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연세사랑병원 제공, 홍중식 기자]

무릎 관절염 치료 효과 밝힌 SCI급 논문… 국내 인용 3위

연세사랑병원의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 관련 논문은 SCI급 논문이 많다는 것 외에 의학계의 호응도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보였다. 2013년 'Arthroscopy'에 실린 연구 논문 '중간엽줄기세포 주입 시술은 무릎 골관절염 증상을 개선시킨다(Mesenchymal Stem Cell Injections Improve Symptoms of Knee Osteoarthritis)'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국내에서 발표된 정형외과 분야 논문 중 3번째로 많이 인용됐다. 이 논문은 퇴행성관절염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관절내시경을 통해 진행된 자가 지방줄기세포 시술 결과를 담은 것으로, 줄기세포 주입 후 2년이 지난 환자의 MRI를 확인해보니 손상된 연골이 회복되고 관절염 증상도 호전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연세사랑병원은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무릎뿐 아니라 어깨와 발목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논문으로 밝혔다. 2019년 미국스포츠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AJSM)에 발표한 '회전근개 파열 봉합술에 있어서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 분석: 임상적 및 MRI를 이용한 연구(Does an Injection of Adipose-Derived Mesenchymal Stem Cells Loaded in Fibrin Glue Influence Rotator Cuff Repair Outcomes? A Clinical and Magnetic Resonance Imaging Study)'가 바로 그것. 국제연골학회(ICRS) 초청으로 발표된 이 논문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회전근개봉합술과 병행했을 때 1년 후 치유율은 85%에 달했고, 재파열은 8%에 그쳤다. 회전근개봉합술만 했을 때의 70%보다 치유율이 15%가량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연세사랑병원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자신들이 직접 정형외과 영역에 도입한 PRP(자가 혈소판 풍부혈장) 치료와 관련해서도 "PRP가 무릎 연골 재생과 관절염 치료에 큰 효과를 낸다"는 논문을 속속 발표했다. 특히 연세사랑병원은 PRP 치료를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와 병행할 경우 더욱 큰 연골 재생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논문으로 증명했다.

자가 지방줄기세포 추출액(왼쪽)과 혈소판을 5배 농축한 PRP(자가 혈소판 풍부혈장) 주사. [연세사랑병원 제공]
PRP 치료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뽑은 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혈소판 성분을 분리한 다음 그 속에 든 성장인자를 농축해(PRP) 환자의 관절 질환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로, 혈소판에 든 다량의 성장인자는 연골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혈액 속 혈소판에는 각종 성장인자가 풍부해 △손상된 연골이나 인대, 근육의 세포 증식 △신생혈관 생성 △상처 치유 △통증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자신의 몸에서 나온 혈소판이 주원료이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 달리 알레르기 반응이나 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PRP의 관절염 치료 효과 밝힌 논문들…
줄기세포 만나면 효과↑

실제 연세사랑병원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자가 지방줄기세포에 PRP를 첨가하면 줄기세포 증식률 최대 14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사랑병원이 2014년 'Arthroscopy'에 발표한 논문 '혈소판 풍부혈장(PRP) 주사 단독 또는 간엽줄기세포 치료가 병행된 개방형 근위경골절골술의 결과 비교: 전향적 연구(Comparative outcomes of open-wedge high tibial osteotomy with platelet-rich plasma alone or in combination with mesenchymal stem cell treatment: a prospective study)'에 따르면 무릎 퇴행성관절염 수술을 하면서 PRP만 시행한 환자와 여기에 줄기세포 치료까지 함께한 환자를 비교해보니 후자에서 환자의 연골 생성이 훨씬 더 활발하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세사랑병원은 2013년부터 혈소판 성분을 분리, 농축하는 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자체 제작 키트를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한편, 척추(디스크) 질환을 포함해 어깨, 팔꿈치 등 신체의 다양한 관절 질환자들의 임상시험에 사용해왔다.

2013년 연세사랑병원이 정형외과 연구 분야 최고 권위지인 'Journal of orthopedic research'에 게재한 논문 '퇴행성디스크에 대한 혈소판 풍부혈장의 항염증효과(Anti-inflammatory effect of platelet-rich plasma on nucleus pulposus cells with response of TNF-a and IL-1)'에 따르면 PRP 주사는 척추 뼈 사이 연골조직인 추간판 단백질의 퇴행성 변화를 감소시키는 데 큰 효과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PRP 치료는 2019년 팔꿈치 관절에 관한 치료가, 2022년에는 회전근개파열 봉합수술 시 PRP를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술만이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고시됐다. 수술 시 PRP를 주입하면 손상 부위의 재파열 확률과 통증을 줄이고, 수술 6개월~1년 후 어깨의 기능 평가 점수도 향상된다는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문제는 자가 지방줄기세포와 무릎 관절염 환자에 대한 PRP 치료가 그간의 임상적 노력과 의학적 근거에도 아직까지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세사랑병원 관계자는 "신의료기술로 고시되지 않아도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와 무릎 관절염 환자에 대한 PRP 치료와 시술비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법원 판결로 밝혀지고 있다"며 "우리 병원의 입장도 다르지 않지만 지금까지 이 두 치료법과 관련해 임상시험 용도 이외의 시술을 하거나 시술비를 청구한 적이 일체 없으며, 앞으로도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할 때까지 시술 및 시술비 청구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자가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염두에 둔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연골이 덜 손상됐을 때, 지금 관절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퇴행이 더 진행되기 전에 하는 게 연골 재생 효과가 좋다"며 "무릎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자가 지방줄기세포와 PRP 치료의 신의료기술 평가 통과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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