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웅' 드리프트…전기차 재미 알리며 英서 베일벗은 아이오닉5N

최윤정 2023. 7.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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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우드 페스티벌서 세계 첫 공개 후 트랙 달려…폭죽 연출 더해지자 박수
정의선 직접 참석…"직접 해봐야 재미 알수 있어, 옆에 타보기만 하면 의미없어"
자동차 축제…70년 전 레이싱카, 슈퍼카 신차 등 실제 운행도
아이오닉 5 N (굿우드[영국]=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13일(현지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처음 공개된 '아이오닉 5 N'이 '힐클라임' 트랙을 달리다가 드리프트하고 있다.2023.7.13 photo@yna.co.kr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우웅'하는 가상 엔진음을 내며 달려온 '아이오닉 5 N'이 빙글빙글 돌며 드리프트하자 끼익하는 타이어 마찰음이 공기를 찢었다.

뒷타이어에서 하얀 연기가 솟구쳐 차를 가리는 동시에 옆에서 여러 색깔 폭죽이 터지자 감탄사와 박수가 들려왔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은 13일(현지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최초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후 트랙을 달리며 전기차 운전 재미를 알렸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굿우드[영국]=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13일(현지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굿우드 페스티벌' 설립자인 리치먼드 공작이 'N 브랜드관'을 둘러보고 있다.2023.7.13 photo@yna.co.kr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N 브랜드관'에서 개최된 '아이오닉 5 N' 공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 '아이오닉 5 N'의 운전 재미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운전해보니 재밌었다"며 "직접 해봐야 재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옆에 타보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현대차 'N 브랜드관' [촬영 최윤정]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아이오닉 5 N은 과거 내연기관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전동화 모델을 개발하는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 전략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와 전기차(EV) 특화 열관리 제어 시스템이 탑재돼 전·후륜 모터 합산(N 그린 부스트 모드 적용 시) 최대 출력 478kW와 최대 토크 770N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N 브랜드가 추구하는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 능력), 레이스 트랙 주행 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등 3대 요소가 모두 반영됐다.

정의선 회장,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참석 (서울=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아이오닉 5 N 월드프리미어가 열리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우 N브랜드 매니지먼트실 상무,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알버트 비어만 기술 고문, 틸 바텐베르크 N브랜드 & 모터스포츠 사업부장 상무. 2023.7.14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N 브랜드 매니지먼트실 박준우 상무는 "전기차는 무겁고, 재미없고, 감성이 없을 것이라는 고객 의견들을 들어서 반영했다"고 말했다.

초음속 등 다양한 엔진 소리가 들어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자동차 운전 재미에서 소리의 중요성은 이날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굿우드 페스티벌의 상징인 '힐클라임'에서 역대 레이스 우승 차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가면 관람객들 반응이 뜨거웠지만, 아이오닉 5N과 달리 소리가 나지 않는 전기차가 조용히 지나갈 땐 지루한 분위기였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참가 차량 [촬영 최윤정]

행사장 전체에 힐클라임을 달리는 차들이 내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울려 퍼지며 흥을 돋웠다.

현대차는 'N브랜드관'에서 아이오닉 5 N 외에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 'N Vision 74' , 'i20 N WRC Rally1' 등을 전시하고 힐클라임 주행에도 투입했다.

길이 1.89km에 약간 경사가 있는 트랙인 힐클라임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굿우드 페스티벌을 일반 모터쇼와 다른 자동차 축제로 차별화하는 요소다.

모터쇼에는 자동차가 전시돼 있기만 하지만 이곳에선 차들이 힐클라임 위를 실제로 달린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참가 차량 [촬영 최윤정]

고성능 브랜드 신차, 세계에서 한 대뿐인 역대 레이스 우승차, 일반 승용차, 장난감 같은 차 등이 모두 전시도 되고 주행도 한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터쇼 혹은 움직이는 모터쇼라고 불리기도 한다.

땅까지 흔들릴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코너를 흔들림 없이 돌아 순식간에 지나가는 차가 있는가 하면 운전자가 손을 흔들며 장난하듯 모는 차, 속도가 아니라 안락함이 중요하다는 듯 우아하게 달리는 차 등 온갖 차들이 각자의 특징을 강조하며 달린다.

슈퍼카들은 동네 축제 부스 같은 분위기에 전시돼있다가, 관람객 바로 옆으로 이동해서 트랙으로 향하고, 실제 주행하며 성능을 뽐낸다.

수십 년 된 레이싱카들은 주행 후 동력을 잃고 견인되기도 하며, 차체를 뜯어 정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참가 차량 [촬영 최윤정]

굿우드 페스티벌은 리치먼드 공작이 자신 소유 부지에서 시작한 것으로, 지역 행사였던 것이 이제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꿈의 행사'가 됐다.

올해는 굿우드 서킷 오픈 75주년을 맞아 굿우드 75를 주제로 주말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친구, 가족 등과 함께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사서 벤치나 잔디밭에 앉아 느긋하게 먹고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마니아 행사'가 아니라 소풍 장소인 것 같았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의 '힐클라임' 인근 관람객들 [촬영 최윤정]

이날은 영국 공군 특수비행 팀 '레드 애로스'의 곡예비행도 볼거리로 등장했다.

이런 점들이 현대차가 굿우드 페스티벌을 아이오닉 5 N 세계 첫 공개 장소로 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굿우드 페스티벌에선 광경과 실제 움직임이 어우러져 있다"며 "(자동차 축제)문화 이런 부분은 또 다른 방향성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올해 상징 조형물 [촬영 최윤정]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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