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KIA 양현종은 정말 그냥 악송구를 했나[김은진의 다이아몬드+]
한동안 잠잠하던 ‘스리피트’ 판정에 다시 불을 붙일 희한한 판정이 나왔다. 심판과 비디오 판독센터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판정을 내놨다. 한 달 간격으로 정반대의 답을 받은 감독은 납득하지 못해 항의하다 또 퇴장됐다.
지난 13일 광주 KIA-삼성전은 3회초 한동안 중단됐다. 비디오 판독 뒤 이를 신청했던 김종국 KIA 감독이 항의한 끝에 퇴장됐기 때문이다. 발단은 삼성 피렐라의 주루에서 나왔다.
0-0이던 3회초 2사 1루 피렐라의 타구가 빗맞아 1루 선상 안쪽으로 향했다. KIA 투수 양현종이 달려가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 그러나 왼쪽으로 벗어나 1루수 최원준이 잡지 못했다. 피렐라는 1루를 밟았다.
그런데 피렐라는 홈에서 1루 사이 후반부를 줄곧 파울라인 안쪽에서 달렸다. 이른 바 스리피트 라인을 어겼다. 그러나 심판이 피렐라의 평범한 세이프로 판정하자 김종국 감독이 스리피트 위반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을 거치기 전 육안으로 보기에도 피렐라는 명백하게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이 유지됐다. 이에 김종국 감독이 뛰쳐나가 항의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다고 퇴장됐다.
이날 박종철 심판원은 마이크를 잡고 “피렐라가 안쪽으로 뛰었지만 투수가 처음부터 빗나가게 볼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설명일까.
야구 규칙에서는 “1루에서 수비가 벌어지고 있을 때 주자가 본루~1루 사이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 바깥 또는 파울 라인 안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했다고 심판원이 판단했을 경우” 타자 주자를 아웃으로 판정한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양현종이 송구를 시작하는 시점에 양현종-피렐라-최원준은 거의 일직선상으로 위치해 있다. 1루로 질주하는 주자를 잡기 위해 시급히 송구해야 하는 투수 입장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채 주자를 피해 던지려다 송구가 빗나간 것이 명백하다. 인과관계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피렐라가 안쪽으로 뛴 것은 맞다”면서도 악송구의 원인은 그저 투수가 잘못 던져서라는 설명이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양현종도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고, 김종국 감독은 격분해 퇴장 선언 뒤에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한 달 전 경기를 돌이켜보면 이 판정은 더욱 더 이해할 수가 없다. 김종국 감독을 더 격분케 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6월16일 광주 KIA-NC전에서도 스리피트 위반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있었다. 당시에는 KIA 주자가 판독을 당하는 상황이었다.
KIA가 9-10으로 뒤지던 5회말 무사1·2루에서 KIA 신범수가 완벽하게 번트를 대 1루를 밟았다. 신범수가 1루로 전력질주 할 때 타구를 잡은 NC 투수 류진욱은 2루주자 김선빈을 견제하려 3루를 향해 먼저 돌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판단하자 뒤늦게 1루로 돌아 송구했다. 그러다 악송구, 공은 1루수를 향하지 않고 베이스를 밟던 신범수의 발에 맞아 튀어나갔다.
당시 신범수도 1루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었으나 심판은 세이프로 판정했다. 이에 NC가 신범수의 스리피트 위반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신범수가 스리피트를 위반해 투수의 송구를 방해했다고 판정이 번복됐다. 신범수는 아웃, 스코어와 주자는 다시 원위치가 됐다. KIA는 그대로 9-10으로 뒤진 채 1사 1·2루로 아웃카운트 한 개가 늘었다.
김종국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갔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신범수가 스리피트를 위반했다는 결과 자체는 인정하되 희생번트는 성공한 것 아니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다며 퇴장됐다.
당시 신범수도 스리피트 라인에서 살짝 안쪽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때는 오히려 이 주루를 투수의 악송구 원인으로 연결짓기가 어렵다. 류진욱은 1루 아닌 3루에 먼저 수비를 시도했고 다시 1루로 향해 돌며 송구하려다 발이 꼬여 넘어지며 던졌다. 그 송구 위치 자체도 3루쪽에 가까운 홈플레이트 앞쪽이라 신범수가 투수의 시야를 전혀 가리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달 전에는 신범수는 단순히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린 것만으로 아웃이고, 이번에 피렐라는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렸지만 양현종이 그냥 송구를 잘못했으니 세이프라는 요상한 판정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주자의 위치가 송구와 관계 없을 때는 스리피트 위반이라며 아웃으로 뒤집고, 실제로 주자가 시야를 가려 송구가 빗나갔을 때는 ‘그냥 악송구’라며 원심을 유지하는 청개구리 판정에 항의하다 김종국 감독은 두번째 퇴장을 당한 것이다.
스리피트 위반 여부는 원래 심판원의 눈으로 먼저 확인돼야 한다. 야구 규칙 중에서도 워낙 미묘한 룰이라 1~2루 사이에서는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홈에서 1루 사이에는 명백하게 스리피트 라인이 표시돼 있다. 두 번 다 심판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자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것인데, 이 비디오 판독 센터마저 같은 상황에 상반되는 판독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비디오판독 센터는 심판이 보지 못한 것을 녹화 화면을 통해 다시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존재한다.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는 이상 심판은 그 결과를 현장에 ‘전달’만 하고 있다. 사실상 최종판단자인 판독센터가 오판하면 답이 없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센터는 올시즌 이미 일종의 ‘경고’를 받았다. 5월 13일 대구 삼성-LG전에서 나온 ‘밀어내기 태그’ 사태 직후 KBO가 “수비시 주자의 베이스 터치를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 등에 대해 엄격히 판정할 것을 심판조와 비디오 판독센터에 지시했다”며 사실상 오심을 인정했다.
주자가 계속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리는데도 심판은 보지 못하고, 비디오 판독 센터는 오락가락 판독을 하면 경기의 공정성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같은 상황에 전혀 다른 판정이 나왔다는 것은 기준이 없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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