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SF소설가...'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서울=뉴시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사진=문학동네 제공) 2023.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STS는 과학과 기술이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과학기술은 이제 여러 영역에서 실존적 위기를 일으키고 있고, 나는 문학이 여기에 대응해야 하며,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가의 말' 중)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장강명의 시선이 과학소설(SF)로 향했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문학동네)은 장 작가가 그간 발표한 SF단편 7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심훈문학대상 수상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비롯해 일본의 권위 있는 SF 문학상인 성운상 해외 단편부문 후보작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등이 수록됐다.

'표백'과 '한국이 싫어서' 등으로 우리 사회에 날카로운 화두를 던진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져있지만 장강명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SF를 써왔다. 1990년대 '과학동아' 등의 잡지에 SF 단편과 칼럼을 실어왔고 월간SF웹진을 창간해 2001년까지 운영하기도 했다. 이번 소설집을 통해 그는 SF, 그중에서도 STS SF에 집중해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했다.

STS SF는 단순히 미래를 공상하거나 첨단 사회를 다루는 분야가 아니다. 과학과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소설로 드러내고 기술로 인해 변질된 요소를 포착한다.

특히 표제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은 STS SF의 표본과 같은 단편이다. 눈앞의 풍경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 ‘옵터’가 상용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증강현실 규제법’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바다 위의 크루즈선에서 가상현실에 안주하려는 '옵터 중독자'들의 모습을 그린다. 본인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통솔하는 가상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선 사회가 진짜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근미래의 황량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