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달 착륙선 발사…4년만에 재도전
인도가 4년만에 달 착륙 재도전에 나섰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14일 오후 2시35분(한국시각 오후 6시5분) 동부 해안의 스리하리코타섬에 있는 사티시다완우주센터에서 무인 달 착륙선 찬드라얀(‘달 수레’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3호를 LVM3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찬드라얀 3호는 2019년 착륙에 실패한 찬드라얀 2호에 이은 두번째 달 착륙선이다. 애초 2020년에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예정대로라면 찬드라얀 3호는 40일간 비행 후 8월23일 달 남극 인근에 착륙한다. 탐사 활동 기간은 비교적 짧은 14일이다.
착륙에 성공할 경우 인도는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에 이어 네번째 달 착륙국가가 되며 찬드라얀 3호는 달 남극에 도착하는 첫번째 탐사선이 된다.
달 남극은 우주강국들이 미래 달 기지 건설 후보지로 꼽는 지역이다. 달 남극엔 햇빛이 비치지 않은 영구음영지역이 많아, 달 표면에 물이 얼음 형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또 남극 주변의 거대 충돌구에는 태양계 초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만한 물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찬드라얀 3호에 앞선 두 차례의 달 착륙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2019년 4월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SpaceIL)의 베레시트(Beresheet), 2023년 4월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하쿠토-알(Hakuto-R)은 각각 달 표면을 향해 하강하던 도중 추락했다.
궤도선과 짝을 이뤘던 찬드라얀 2호와 달리 찬드라얀 3호는 착륙선과 탐사차만으로 이뤄져 있다.
무게 1.75톤의 착륙선 비크람(용기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4개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무게 26kg, 크기 91.7x75x39.7cm의 로봇탐사차 프라그얀은 6륜 로봇탐사차로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14일 동안 500m를 이동하면서 물 얼음 흔적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가성비’를 앞세우는 인도 우주 개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찬드라얀 2호의 착륙 실패는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찬드라얀 3호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번경했다. 또 착륙선의 추진기의 엔진 수를 5개에서 4개로 바꾸고 연착륙 과정을 새롭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우주개발은 저렴한 비용으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찬드라얀 3호의 총 비용은 7500만달러(950억원)다. 2008년 첫 달 탐사 궤도선 찬드라얀 1호엔 7900만달러, 2014년 화성 궤도선 망갈리안엔 7400만달러가 들었다. 찬드라얀 2호가 98억루피(1600억원)로 가장 많았지만 여기엔 궤도선 비용이 추가돼 있다.
2007년 일본의 첫 달 탐사 위성 ‘가구야’(4억8천만달러), 같은해 중국의 첫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1억8700만달러)와 비교하면 가성비를 추구하는 인도 우주개발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인도의 첫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는 2008년 달충돌탐사선(MIP)을 달 남극 인근 섀클턴충돌구 인근에 충돌시켜 물 얼음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9년에 보낸 찬드라얀 2호는 달 착륙엔 실패했으나 궤도선은 지금도 달 궤도를 돌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도 8월 중 달 착륙선 발사
인도에 이어 일본과 러시아도 이번 여름 달 탐사에 나선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작사)는 8월26일 달 착륙선 ‘슬림’(SLIM)을 H2A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예정대로 발사된다면 슬림은 4~6개월 후 달 적도 부근에 착륙한다. 슬림의 가장 큰 임무는 목표 지점 100m 이내에 정확히 착륙하는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다.
러시아 우주국 로스코스모스도 8월 중에 달 착륙선 루나 25호를 발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은 1976년 루나 24호 이후 47년만이다. 루나 25호의 착륙 예정지는 달 남극이다.
중국은 내년에 달 표본을 수집해 돌아올 창어 6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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