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아스파탐은 발암가능물질” 확정...식약처 “안전성 문제없어”

기존 일일섭취허용량 유지...해당 양만큼 섭취하기 어려워

WHO는 14일 탄산음료 등에 든 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확정했다. 단, 현재의 일일섭취허용량은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Chinnachart Martmoh/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확정한 14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공식화했다. 

설탕보다 감미도가 200배 높아 소량만 사용해도 단맛을 낼 수 있는 아스파탐은 현재 제로칼로리 음료는 물론 빵류, 과자류, 음료류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발암 위험도 2B군)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일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1kg(킬로그램) 당 40mg(밀리그램)인 기존 기준을 유지했다. 이는 체중 60kg인 성인이 250ml(밀리리터) 제로콜라를 하루에 55캔 먹어야 하는 수준으로, 현실적으로 이 정도의 양을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해당 일일 섭취 허용량의 0.1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WHO의 이번 결정은 아스파탐 관련 연구 논문과 각국의 정부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한다. WHO는 아스파탐과 간암의 연관성 등을 밝힌 연구를 근거로 아스파탐의 과다섭취는 건강에 해롭다고 보았다. 단, 암을 유발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평가했다.  

같은 날 식약처는 WHO가 현재 섭취 수준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며, 현행 사용 기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는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 2B군으로 분류했다”며 “하지만 JECFA는 기존의 일일 섭취 허용량을 유지하고 현재 섭취 수준은 안전하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일일 섭취 허용량은 의도적으로 특정 물질을 평생 섭취해도 위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양이라는 점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다. 

JECFA는 △위장관에서 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 메탄올로 완전 가수분해돼 체내 아스파탐 양이 증가하지 않은 점(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은 아스파탐을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 △경구 발암성 연구결과가 모두 과학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 △유전독성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해 하루 섭취허용량을 변경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한 IARC는 실제 섭취량을 고려해 암 발생 위험성을 평가하지 않는다. 섭취량과 상관없이 사람이나 실험동물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자료가 있으면 이를 토대로 발암물질 분류를 한다.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2B군으로 분류한다. IARC 기존 분류에 따르면 술, 가공육 등은 발암물질 1군,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 적색육 등은 2A군으로 분류된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