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세가구 중 90% 가입 가능했던 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 강화되면서 27만 가구 가입 못 해!

조해동 기자 2023. 7. 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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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서울 강남병)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최근 2년간 거래된 약 200만 전세가구 마이크로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 강화에 따른 영향분석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전세보증보험 기준 강화에 따른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가구 변화를 지역 및 주택유형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지난 2월 국토부는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을 통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조정하고, 주택가격 산정기준 역시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보증보험 가입기준은 기존 ‘공시가격 150%(150%X100%)’에서‘공시가격의 126%(140%×90%)’까지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가입기준 강화로 가입 가능 가구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기존기준(공시가격 150%)으로는 전체 전세가구 196만 가구 중 89.5%인 175만 가구가 가입 가능했지만, 강화된 기준(공시가격 126%)으로 전체 전세가구 중 약 14%인 27만 가구가 가입하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입 불가 가구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전북 지역의 경우 전체 전세가구 4만583가구 중 기존기준으로는 85%인 3만4488가구가 가입 가능했지만, 강화된 기준으로는 전체 전세가구 중 가입 가능한 가구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1%만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 지역도 기존기준으로는 전체 전세가구(4만8811가구)의 81.3%(3만 9,702가구)가 보증보험가입이 가능했지만, 기준이 변경된 후에는 전체 가구의 49.2%(2만4003가구)만 가입할 수 있게 됐다.이외에도 대구, 전남, 충남, 충북 지역도 보증보험가입 가능 가구 수는 전체 전세가구 중 60%에도 못 미쳤다.

주택 유형 별로 분석하면, 지방의 경우 아파트의 가입 가능자 규모가 대폭 감소하고, 수도권은 주로 연립다세대의 가입 가능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 보증보험가입 가능자 규모가 대폭 감소하는 지역인 전북(-42.3%), 경북(-39.9%), 충북(-37.1%), 충남(-36.8%), 전남(-33.0%), 경남(-30.4%)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 순서와 동일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립다세대 가입 불가 가구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세 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립다세대는 보증보험이 가입되지 않으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입 불가 가구가 속출하면, 여윳돈이 없는 임대인은 전세 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없어 또 다른 전세 사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세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가격이 낮은 전세가구일수록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가구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1억 원 미만의 경우 기존기준으로는 전체 전세가구 중 91.9%가 가입 가능했지만, 변경된 기준으로는 73%만 가입할 수 있었고, 1억 원에서 2억 원 미만의 전세가구는 93%에서 74.6%로 2억 원에서 3억 원미만 가구는 95.6%에서 82.8%, 3억 원에서 4억 원 미만 가구는 96%에서 82.1%, 4억 원에서 5억 원 미만 가구는 97.3%에서 86.3%, 5억 원에서 6억 원미만 가구는 98.8%에서 90.6%, 6억 원에서 7억 원 미만 가구는 99%에서 92.3%로 각각 가입 가능 전세가구 비율이 줄었다.

유경준 의원은 "국토부가 가입기준으로 제시한 전세가율 90% 미만 가구임에도 시세를 산정하는 기준이 공시가격이라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 하는 가구가 속출하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이제라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지역·주택유형·가격별로 가입기준을 차등화하고, 적절한 시세 산정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조기에 검토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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