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출전 8명' 16년만의 롯스타전인데, 철통같던 '4위+승률 5할' 무너졌다…씁쓸해진 부산 野心 [SC초점]

김영록 2023. 7. 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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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반즈.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007년 이후 16년만에 부산에서 올스타전이 열린다. 때마침 시즌초 '기세'가 좋았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뒤따랐다.

롯데 자이언츠가 속한 드림올스타의 경우 베스트12 중 롯데에서만 7명의 올스타가 나왔다. 선발(박세웅) 중간(구승민) 마무리(김원중)까지 마운드를 독식했고, 신인 김민석도 외야 한자리를 꿰찼다. 그외 2루(안치홍) 유격수(노진혁) 지명타자(전준우)까지 팀을 대표하는 FA, 베테랑들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팬투표 2위를 기록한 한동희가 1위 최정의 부상 이탈로 올스타전에 첫 선발 출전하게 됐다. 마침 홈구장인 사직에서 열리는 만큼 금상첨화다.

김민석은 물론 '안경에이스' 박세웅, '거포 유격수' 노진혁도 팬투표로 올스타에 뽑힌 건 처음이다. 구승민과 김원중도 2번째로 맛보는 영광이다. 부산 팬들의 열정이 드러난다.

하지만 정작 롯데가 흔들린다. 롯데는 13일 '낙동강 더비'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외인 에이스 반즈를 내세우고도 3대13으로 대패하며 전반기를 38승39패, 승패마진 -1로 마쳤다.

지난 겨울 FA 3인의 합동 입단식.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겨울부터 봄까지, KBO리그의 주인공은 단연 롯데였다. FA와 비FA 연장계약에만 260억원을 쏟으며 모기업이 가을야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한때 롯데가 '안정적인 가을야구 강팀'으로 발돋움했다고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롯데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2008~2012년 로이스터-양승호 전 감독 시절이다. 당시 롯데는 이대호를 중심으로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올랐다.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양승호 전 감독 시절 2년 연속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이제 1999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가 눈앞에 온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암흑기가 도래했다. 2012년 이후 롯데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건 이대호의 복귀시즌인 2017년(준플레이오프) 단 1번 뿐이다. 키움 히어로즈처럼 10년간 9번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팀이 있고, 두산 베어스처럼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가는 팀이 있다. 반면 롯데는 10년간 가을야구에 단 1번 오르는데 그쳤다. 21세기 들어 단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도 맛보지 못했다.2001년 입단한 이대호는 끝내 염원하던 한국시리즈에 가지 못한채 롯데 유니폼을 벗었다.

한국시리즈는 가지 못했지만 21세기 롯데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로이스터 전 감독. 스포츠조선DB

올해는 다를 것 같았다. 4월, 5월초까진 잘 나갔다. 4월에는 14승8패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이후 13년만의 첫 정규시즌 9연승의 기쁨도 맛봤다.

팬들의 마음은 고스란히 올스타전으로 연결됐다. 투표 초반에는 롯데 선수들이 전 부문을 독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포수 양의지, 1루 박병호, 3루 최정, 외야의 구자욱-피렐라까지 클래스 있는 베테랑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지만, 그래도 7명이나 선발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롯데는 5월 13승9패의 호성적을 끝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6월에는 9승16패(10개 구단중 8위)로 무너지는듯 했지만, 가까스로 5할 승률만은 지켜냈다. 하지만 7월 들어 2승6패(전체 10위)로 완전히 무너졌고, 끝내 5할 마지노선을 지키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NC 시리즈는 이틀연속 각각 두자릿수 실점(2대11, 3대13)으로 난타당한 졸전이었다. 그나마 9회초 한동희의 홈런이 씁쓸하게나마 위안이 됐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1사 롯데 한동희가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7.13/

두산, NC, KIA 타이거즈, KT 위즈 등 중위권의 사령탑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5할 승률의 중요성'이다. 승패마진 +1, 0, -1에 따라 선수단 분위기나 의욕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 때문에 감독들은 그렇게 '5할 승률로 전반기를 마치고 싶다',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일단 5할 승률은 맞춰놓고 다음 상황을 구상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반기 종료직전 외국인 타자 렉스를 방출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외인들의 동반 부진,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전체 꼴찌로 추락한 불펜의 붕괴, 한동희 고승민 등 차세대 타자들의 성장 정체 속 결국 승률 4할9푼4리로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4회초 2실점한 스트레일리가 고개 숙인 채 내려오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8/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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