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타액 당측정기 동운아나텍, 상용화 임박
동운아나텍 속도 가장 빨라… "3분기 본임상"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동운아나텍(094170)이 자체 개발한 타액(침) 기반 당 측정기가 탐색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제품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전 세계에서 침으로 몸 속 당을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기업은 동운아나텍을 포함해 4곳이다. 평생 혈당관리를 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채혈 없이 당을 체크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들 중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선 곳은 동운아나텍이라는 평가다. 먼저 홍콩의 헬스케어 기업 ‘eNano Health’의 ‘Kiss&Tell’(키스앤텔)은 아마존 쇼핑 사이트 등에 제품이 등록된 상태지만 현재 ‘구매 불가’ 상태다. 특히 병원 임상시험 정보가 없다. 구매 사이트를 보면 제품 설명란에도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eNano Health는 이 제품을 ‘세계 최초’ 타액 당 진단기기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 다른 타액 당 진단기기 개발사인 미국 의료기기 업체 IBS의 제품 ‘Saliva Glucose Biosensor’(타액 포도당 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개발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IBS 역시 자사 제품이 ‘세계 최초’ 비침습적 타액 기반 포도당 검사기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Quick LLC’가 개발 중인 제품 ‘i-Quick Saliva Analyzer’ 역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만 알려진다.
동운아나텍의 ‘D-SaLife’는 서울성모병원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탐색 임상시험(본임상 이전에 하는 초기임상)을 진행한 결과 정확도 92.5%라는 긍정적인 데이터를 냈다. 이는 자가혈당측정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표준화기구 ISO가 지정한 개인용 혈당 측정장치 정확도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인 ‘일치오류격자’(Consensus Error Grid) A구간 내 환자 90%, B구간 내 10%가 포함돼 A, B 구간 안에 300명의 혈당값 100%가 포함됐다.
기존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 사용법 등도 간편하다. 키스앤텔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2분 간 입에 문 뒤 5분여 간 기다려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동운아나텍 제품은 20~30초 가량 검사기를 입에 물고 타액을 한두방울 떨어뜨리면 12초 이내 측정 결과값을 볼 수 있다. 결과값을 보는 방식도 동운아나텍 제품이 더 구체적이다. 동운아나텍 제품은 당 수치를 검사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반면, 키스앤텔 제품은 색깔로만 당뇨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는 식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탐색임상이 두 차례나 진행됐고 전부 일치오류격자에 다 들어갔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혈당측정 장비에 비교했을 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병원에서 수백 명 단위로 임상을 진행했다는 점, 일치오류격자 데이터를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라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오는 3분기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본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본임상은 탐색임상 때보다 임상 참여자 수를 더 적게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임상 기간은 탐색임상 때 소요된 기간(6개월) 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식약처 허가 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정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동운아나텍은 궁극적으로 국내 자가혈당측정기 시장 1위를 목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곳은 아이센스(099190)로 알려진다. 연간 매출액 규모는 2000억원 대다. 동운아나텍은 당뇨 환자 뿐 아니라 혈당 관리를 원하는 일반인들도 잠재적 수요자로 보고 있는 만큼 예상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가 주력으로 보는 시장은 단연 미국과 유럽 시장이다. 시장 조사 업체 ‘글로벌 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자가혈당측정기(BGM) 시장은 약 17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미국과 유럽 시장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운아나텍은 해외 파트너사와 손잡거나 기술수출을 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과 추진 중인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시판 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BGM 시장에 더해 당뇨 환자가 아닌, 다양한 연령대 일반인도 잠재적 수요자로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 비침습 자가혈당측정기가 많이 알려지고 정확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기존에 판매되는 제품들보다 더 많이 팔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상 시장 규모를 현재 BGM 시장의 2배수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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