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의료기기 기업 메디아나, '23년 흑자' 비결은
소모품 개발 지속…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메디아나는 크게 6개 분야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제품의 매출이 부진하면 다른 제품이 이를 메꾸면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흔들림 없는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게 메디아나의 강점입니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메디아나는 메디슨 출신인 길 대표가 1995년 설립한 토종 의료기기 업체다. 메디아나 포트폴리오는 크게 ODM(제조자개발생산) 납품, 환자감시장치, 자동심장충격기(AED), 체성분분석기, 소모품 카테터, 중심 정맥 카테터(PICC)로 나눌 수 있다.
메디아나는 이 제품들을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나온다.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으로는 세계 1위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29.7%)과 릴라이언스 메디칼(20.6%)이 있다.
지난해 메디아나는 매출 683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팬데믹 당시 산소호흡기와 환자감시장치 수요 폭발로 기록한 매출액(675억원)을 경신한 사상 최대 매출이다. 올해 매출액도 85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2%이며, 자본총계는 918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이후 2배 이상 성장했다.
메디아나가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은 체지방측정기와 PICC(체내에 삽입하는 관)다. 체지방측정기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2019년 선보인 보급형 체지방 분석기 i20, i30에 이어 고급형 i50, i55도 지난해 출시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의료용 소모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테터(체내에 삽입하는 관으로, 삽입된 상태에서 몸 속 액체를 빼내거나 주입하는 데 사용)의 일종인 PICC가 대표적이다. PICC는 암환자 혹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에 직접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카테터 중에서도 고도화된 기술을 요하는 전문가용 소모품 소재로 지난해부터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 납품을 시작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길 대표는 “카테터는 고부가가치 제품이고 그 종류는 수천 가지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만 쓰려는 경향이 강해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라며 “틈새 시장을 찾다 보니 찾은 제품이 PICC다. 메드트로닉 ODM을 오랜 기간 맡으면서 쌓아온 인지도로 시장 진입이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카테터 관련 산업은 2020년 기준 47조원에 이르며 연 평균 7.2% 성장하고 있다. 최근 고령화의 빠른 진행으로 신부전, 당뇨, 심장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시장도 고성장 중이다.
메디아나의 현재 매출을 책임지는 효자상품은 환자감시장치와 AED다. 환자감시장치의 지난해 매출은 120억원, AED는 1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메디아나는 기존 환자감시장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신제품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환자감시장치에는 환자 맥박과 호흡 수, 환자 의식 상태 등을 체크하는 EWS(Early Warning Score)가 탑재돼 있다. 메디아나는 이를 발전시켜 뷰노(338220), 연세대 산학협력단 등과 함께 ‘AI 기반 중증 악화 예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식약처 임상 계획 승인을 받은 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국내 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길 대표는 “환자 감시 장치에서 측정된 여러 생체 신호 정보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환자 상태를 예측, 조기에 의료진에 알려주는 시스템”이라며 “환자 수술 후 부작용,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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