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왕이 오늘 인니서 만날 듯···한·미·일 외교장관도 한자리에
대만 문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한·중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4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이어지는 아세안 관련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다자회의에 참석 중이다.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일, 한·호주 등 참가국 장관들과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카운터 파트너인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건강 문제로 불참한 친 부장 대신 왕 위원이 중국 측 대표로 참석했다.
박진 장관과 왕이 위원의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칭다오 회담 이후 11개월 만의 대면 회담이다. 양측은 전날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 재회해 악수했다.
왕이 위원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박 장관은 한국이 상호존중과 호혜에 입각한 건강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측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국 외교장관회담도 이날 열린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개최 기간에 감행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3국 공조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한 다자협의체인 ARF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북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는 북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의 발표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13일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전날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도 국제 사회의 비난에 맞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이날 “한·미 핵협의그룹(NCG)은 한·미·일 핵 동맹의 모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안보리에서 발언한 것은 5년 6개월여 만이다.
인도네시아(자카르타) |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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