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그림으로… 지구 반대편 두 작가가 그린 ‘우정’[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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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우리나라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를 찾아보면 남아메리카 대륙 동쪽에 닿는다.
야엘 프랑켈은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그림책작가다.
이 두 작가의 협업을 이끌어낸 문주선 편집자는 스페인어권 그림책의 번역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글의 설득력은 아르헨티나의 야엘 프랑켈 작가를 움직였고 두 나라의 어린이는 물론 세계의 독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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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위해준 글·야엘 프랑켈 그림│시공주니어
지구본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우리나라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를 찾아보면 남아메리카 대륙 동쪽에 닿는다. 지난 2월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에서는 브라질 상파울루대의 루이스 지렁 박사가 한국 그림책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학술 교류를 이룬 바 있다. 그림책은 어린이 마음이 갖는 보편성을 토대로 하고 있어 문화적 장벽을 비교적 쉽게 넘는다. 활발한 수출입을 넘어서 이제는 창작 협업도 이뤄진다.
위해준이 쓴 글을 받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야엘 프랑켈이 그림을 그린 뒤 우리 출판사에서 최초로 펴낸 책 ‘한 사람’은 바로 그 흥미로운 사례다. 위해준은 장편동화 ‘모두가 원하는 아이’로 웅진주니어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그는 이 책에서 어린이 존재를 무한 경쟁의 사막으로 내모는 교육 현실에 대해 예리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야엘 프랑켈은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그림책작가다. 이 두 작가의 협업을 이끌어낸 문주선 편집자는 스페인어권 그림책의 번역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 사람’은 관계와 우정, 연대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한 사람이 따돌림이나 괴롭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고통받는 폭력의 피해자를 구출하고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거점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고립된 피해자 곁에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는 폭력에 맞설 용기를 얻게 되고 회복은 시작된다. 위해준 작가는 그 용기의 소중함을 말한다. 이 글의 설득력은 아르헨티나의 야엘 프랑켈 작가를 움직였고 두 나라의 어린이는 물론 세계의 독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중간쯤에 등장하는 반투명의 종이는 관계의 소용돌이에서 가능하면 멀리 달아나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회피할 수 없는 지점이다. 이 장면은 피해자의 곁에 선 한 사람이 두 사람, 세 사람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당신은 어떤 한 사람이 되겠냐고 질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외롭지 않은 한 사람, 외롭게 하지 않는 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권한다. 50쪽, 1만4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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