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산타페보다 비싼 90형대 초대형 TV서 '대격돌'

프리미엄 시장 겨냥 신제품 동시 출시
하반기 아시안게임·연말 쇼핑시즌 겨냥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모델이 98형 Neo QLED 8K 신모델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3.07.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하반기 가전 성수기를 앞두고 5000만원에 육박하는 90인치 초대형 TV 신제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98형 '네오 QLED 8K' 신모델과 9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글로벌 초대형 TV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우선 삼성전자 신제품은 초대형 화면에서도 초고화질을 구현했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98형 네오 QLED는 4K 제품으로만 출시했으나 이번 신제품을 통해 98형 제품에서도 8K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 자체 화질과 상관 없이 TV가 알아서 화질을 8K 수준으로 개선한다.

LG전자의 신제품은 세계 최초 무선 OLED TV다.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앴다. 콘솔기기와 셋톱박스 등 다양한 외부 기기와 선으로 연결해야 하지만 이 제품엔 연결선 없이도 무선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기술을 채택했다.

'제로 커넥트 박스'를 사용하면 4K 화질에 120㎐ 주사율의 영상을 선 없이도 TV에 전송 가능하다. LG전자 독자 기술로 기존 와이파이6보다 최대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고가는 4990만원이다. 지난해 출시했던 같은 라인의 4K 모델 출고가 4500만원보다 5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LG전자 신제품 국내 출하가는 4390만원이다. 이는 어지간한 국산 SUV 차량 가격보다 더 비싸다.

글로벌 TV 시장은 지난해부터 수요 감소에 따른 시장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85인치 이상 초대형 TV 출하량은 2019년 18만대 수준에서 지난해에는187만대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규모는 971억달러(약 123조8996억원)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5.2% 감소한 수치지만 올해는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출하량이 약 351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꺾였던 소비 심리가 하반기에는 소폭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오는 9월에는 항저우 하계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된다.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한 대대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 집 안 공간에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 (사진=LG전자) 2023.07.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양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구입할 경우 200만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에 더해 작품처럼 실내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는 TV인 85형 '더 프레임', HW-Q990C 사운드바까지 제공한다.

LG전자는 사전 예약을 통해 구매한 고객에게 품절 대란을 일으킨 'LG 스탠바이미'를 추가 증정한다. 또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구매 고객 전원에게 30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초대형 TV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자 한국 기업의 기술을 뒤쫓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초대형 TV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3위인 중국 TCL은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98인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TV 수요 위축으로 초대형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는 기업이 가전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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